[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타일러 윌슨.
'불운'이 지배했던 5월이었다.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펼쳐진 롯데 자이언츠전 전까지 윌슨은 5월 4차례 등판에서 승리없이 3패에 그쳤다. 3일 두산전에서 4이닝 6실점으로 무너진 6일 뒤인 9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8이닝(2실점)을 책임지는 속죄투를 펼쳤지만, 타선 불발로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15일 롯데전에선 7이닝 3실점으로 2연속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21일 SK 와이번스전에선 7이닝 1자책으로 호투했으나 불펜 방화로 웃질 못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11경기 73⅔이닝을 소화했던 윌슨의 평균자책점은 1.83, 그러나 LG 타선으로 받은 득점 지원은 고작 2.45점에 불과했다. 전체 투수 평균 득점 지원율(3.27)보다 1점을 덜 지원 받았다. LG 타선이 윌슨에게 3점 이상 지원한 건 3경기 뿐이었다.
잇단 불운에도 윌슨은 승리 불발의 책임을 스스로에게 돌렸다. 오히려 자신을 돕지 못한 동료들을 다독이는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개인 기록에 예민할 수밖에 없는 외국인 선수 신분임에도 팀을 먼저 생각하는 그의 모습은 동료들에게 책임감을 불어넣기에 충분했다.
윌슨은 26일 롯데전에서도 제 몫을 해냈다. 이날 윌슨은 최고 구속 ㎞의 직구 뿐만 아니라 예리한 변화구를 앞세워 롯데 타선을 0안타로 막았다. 2회말 1사 1, 3루 상황을 제외하면 특별한 위기가 없었을 정도로 뛰어난 경기 운영 능력을 선보였다.
이날 만큼은 동료들도 힘을 냈다. 4회초와 6회초 각각 4득점씩을 올리는 '빅이닝'을 만들면서 윌슨을 지원 사격했다. 수비에서도 내야 구석구석을 찌른 롯데 타자들의 날카로운 타구를 호수비로 막아내면서 윌슨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7이닝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온 윌슨은 시즌 4승(3패)이자 5월 들어 첫 승을 따냈다. LG는 롯데와의 3연전에서 1패 뒤 2연승으로 주말시리즈를 기분 좋게 마무리 했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