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배우는 내년에 결혼 한다는데 소속사는 희망일 뿐이라 해명했다. 모두가 아는 연예계 대표 커플의 이상한 결혼 해프닝이다.
제72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비경쟁)에 초청된 영화 '악인전'(이원태 감독, 비에이엔터테인먼트 제작)이 지난 22일 오후 10시 30분(이하 현지시각) 프랑스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진행된 공식 상영회를 통해 전 세계 영화인에게 공개됐다. 스크리닝에 앞서 주연배우 마동석, 김무열, 김성규를 비롯한 이원태 감독과 제작사 대표도 함께 레드카펫을 밟으며 초청의 기쁨을 만끽했다.
공식 스크리닝의 감격이 가시기도 전이 이튿날 '악인전' 팀은 한국 취재진과 만나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칸 영화제 초청이라는 뜻깊은 성취에 취재진들도 '악인전' 팀에 축하의 마음을 전하는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이 자리에서 마동석은 17살 연하 연인 예정화와의 결혼 계획을 깜짝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마동석은 "사실 올해 결혼을 하고 싶었다. 그런데 일이 많아져서 내년으로 미뤘다. 결혼 계획은 내년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용화 감독에게 자녀에 대한 조언을 많이 받고 있다. 내가 나이가 있어서 김용화 감독이 걱정을 많이 한다. 김용화 감독이 '아이를 낳을 거면 최대한 빨리 결혼해서 낳는 게 좋다'라며 결혼을 추천하더라. 나도 김용화 감독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결혼 생각과 자녀에 대한 계획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마동석의 결혼 계획이 기사를 통해 보도되자 팬들은 칸 초청부터 마블 영화 캐스팅에 이어 결혼까지 겹경사를 맞은 마동석에게 축하의 말들을 전했다. 하지만 별안간 마동석의 소속사는 현지 기자들에게 결혼 관련 기사를 수정 혹은 삭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리고는 보도자료를 배포하더니 "칸 현지에서 기자 분들과 캐주얼한 자리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결혼 관련 질문이 나와서 '가급적 빨리 하고 싶다', '내년이라도 하고 싶다'고 말씀드린 내용으로, 구체적인 결혼 계획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소속사가 배우가 직접 한 말을 해명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펼쳐진 것.소속사는 '기자분들과 캐주얼한 자리에서 나눈 이야기'라고 말했지만, 그 자리는 명백히 배급사를 통해 마련된 한국 취재진과의 공식 기자간담회 자리였다. 배우들이 기자간담회에서 이야기한 내용들은 당연히 기사를 통해 대중에게 전달되기 마련인 것. 베테랑 배우인 마동석이 몰랐을리 없는 상황이기에 헐레벌떡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현지 기자들 기사 삭제까지 요청하는 소속사의 행보는 이해하기가 힘들다.
어찌되었건 마동석의 발언으로 '악인전'의 칸 현지 기자간담회에 최고의 이슈는 그의 결혼이 됐다. '악인전'에 대한 반응 보다 마동석과 예정화에 관심이 더 쏠리고 있는 것. 결과적으로 올해 칸영화제에서 '악인전'은 영화 자체로 조명받지 못한 채 마동석의 결혼 이슈만 남기고 공식 일정을 마무리하게 됐다.
한편, '악인전'은 우연히 연쇄살인마의 표적이 되었다 살아난 조직폭력배 보스와 범인 잡기에 혈안이 된 강력반 형사가 함께 살인마를 쫓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범죄 액션 영화다. '악인전'은 마동석, 김무열, 김성규, 허동원 등이 가세했고 '대장 김창수'(2017)의 이원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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