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박아람 기자] 봉준호 감독의 신작 '기생충'이 프랑스 칸 영화제를 사로잡았다.
공개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기생충'은 21일 오후 9시 30분(현지시간) 칸영화제 메인 상영관 팔레 드 페스티벌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장혜진 이정은 최우식 박소담이 참석한 첫 공식 상영회를 가졌다. '기생충'은 한국영화로는 유일하게 이번 칸영화제에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앞서 진행된 레드카펫 행사에서 칸 영화제 측은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과 인터뷰를 통해 영화에 대한 관심을 듬뿍 나타냈다.
봉준호 감독은 전작들과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사회 정치적인 면보다 인간의 영화라고 생각한다. 인간을 깊게 들여다보면 정치도 나오고 역사도 나온다"면서 "영화는 가족의 영화이기도하다. 두 가족의 미묘함이 얽혀있어서 정치보다는 가족(을 강조한)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기생충'에 대해선 "제 영화를 아무리 많이 본 분들이라도 이번 영화를 보면 놀랄 것이다. 되게 이상하다"고 밝혀 주위를 웃게 만들었다.
칸 영화제에 선 소감을 묻는 질문에 봉 감독은 "감독이 새로운 작품을 만들었을 때 칸 영화제에서 먼저 선보일 수 있다는 것은 가장 큰 영광이면서 흥분되는 일이다. 지금도 무척 흥분된다"고 말했다.
"전 10년만에 다시 왔는데 올때마다 긴장되고 굉징히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힌 송강호는 "봉준호 감독과 4작품을 같이 했는데 워낙 오랫동안 작업을 해왔기 때문에 굳이 말을 안해도 눈빛만으로도 서로 잘 아는것 같다"며 케미를 자랑했다.
"언제 5번째 작품을 할 예정인가"란 돌발 질문에 봉 감독은 "내년"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칸에 다시 올건가"란 물음엔 "불러주면 오지 왜 안오겠어요"라며 유쾌하게 인터뷰를 마쳤다.
시사회 반응은 기대 이상의 호평이었다. 8분 이상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참석한 전문가들의 호평이 터져 나왔다. 봉 감독은 끝나지 않은 박수에 한국어와 영어로 "감사합니다. 밤이 늦었으니 집으로 돌아갑시다"(Thank you for everyone. Let's go home.)이라고 말했지만 박수는 이어졌다.
크리스티앙 쥰 칸 영화제 부집행위원장은 "'기생충'은 올해 초청작 중 내가 가장 사랑하는 영화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매일 칸 영화제 리뷰를 하고 있는 영화잡지 '르 필름 프랑세즈' 평점에서도 최고 평점인 황금종려상 마크를 4개를 받으며 5개를 받은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고통과 영광'에 이어 두 번째로 평점이 좋다.
영국 가디언 지는 "'기생충'의 덩굴손이 당신 안으로 깊숙이 박힌다(Parasite gets its tendrils into you)"라며 별점 4개반(5개 만점)을 부여했고, 텔레그래프 지도 "피비린내 나는 한국의 풍자극이 당신을 괴롭게 할 것"이라며 역시 4개반의 평점을 매겼다.
물론 평론가들의 평점은 수상 결과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그만큼 반응이 좋다는 의미이다.
'기생충'은 전원이 백수인 기택(송강호) 가족의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 집에 발을 들이며 벌어지는 두 가족의 걷잡을 수 없는 사건을 다룬 영화다. 오는 30일 국내외 일반 개봉을 앞두고 봉 감독은 보도자료를 통해 전세계 언론에 '스포일러 방지' 편지를 남길 정도로 철저하게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tokkig@sportschosun.com, 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