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이유로 축구 선수가 큰 경기에 뛰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런던 라이벌' 아스널과 첼시는 오는 29일(한국시간)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서 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을 치른다.
유럽 챔피언스리그(UCL)와 비교하면 한 단계 아래 팀들이 출전하는 대회지만, 결승전만큼은 매우 중요하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는 팀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림과 동시에, UCL에 진출하지 못했던 아픔을 털고 다음 시즌 UCL 진출 티켓까지 손에 넣게 된다.
첼시의 경우 프리미어리그에서 3위를 확정지어 UCL 티켓을 획득했다. 마음이 한결 편하다. 하지만 아스널은 반대다. 리그 5위에 그치며 진출권을 따내는데 실패했다. 유로파리그 결승은 아스널이 UCL에 갈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그런데 아르제바이잔에 가기 전부터 악재가 발생했다. 팀의 핵심 미드필더 헨리크 미키타리안의 결승전 불참이 최종 확정됐기 때문이다. 아스널은 그의 결승전 결장을 공식 확정해 발표했다.
미키타리안은 아르메니아 출신으로 결승전이 열리는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는 적대 관계다. 따라서 아르메니아 출신 미키타리안이 아제르바이잔에 들어갔다 신변 위협을 받을 가능성이 생길 수 있다.
이에 선수, 구단, 그리고 대회를 주최하는 유럽축구연맹(UEFA), 아제르바이잔축구협회(AFFA)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UFFA와 AFFA가 미키타리안의 안전 보장을 약속하고 나섰다.
하지만 걱정이 된 미키타리안은 가족 상의 후 최종적으로 경기에 불참하기로 했다. 이에 구단과 팀 수장은 우나이 에메리 감독은 "개인적인 결정을 존중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최선을 다해 안전 보장을 약속했지만, 결국 정치적 문제로 대회 전부터 잡음을 만든 AFFA도 유감을 표했다. AFFA는 "아스널과 UEFA가 요구한 신변 안전 보장에서 의심할 부분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결승전 개최는 결승에 진출한 양팀 팬들에게도 불만이다. 아제르바이잔은 행정 구역상 유럽에 속하지만, 아시아와 더 가까운 곳이다. 영국 현지 팬들이 원정 응원을 가려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