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은 '부부의 날'이다. 부부의 날은 부부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화목한 가정을 일궈 가자는 취지로 제정된 법정기념일이다.
하지만 지난해 국내 혼인율이 통계작성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유럽연합(EU)의 혼인건수 역시 감소해 1965년 대비 절반 수순으로 줄었다.
EU의 통계기관인 유로스타트는 지난 2월 회원국의 2017년 인구 1000명당 결혼 건수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EU 28개 회원국의 평균 수치는 4.3건으로 1965년 7.8건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준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을 가장 많이 한 EU 회원국은 리투아니아로 7.5건을 기록했다. 루마니아(7.3건), 키프로스·라트비아(6.8건)이 뒤를 이었다.
슬로베니아는 3.1건으로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탈리아·룩셈부르크(3.2건), 포르투갈(3.3건) 등도 결혼 건수가 적었다.
유럽매체 유로뉴스는 "파트너십 등을 통해 비혼(非婚) 커플에게도 많은 권리를 부여하는 나라가 늘어나 혼인 건수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프랑스는 1999년 동거 커플의 권리를 보장하는 시민연대협약(PACS)을 도입했다. 법률혼 관계의 부부와 동일한 세제와 사회보장 혜택을 받도록 하고 있다. PACS 도입 후 합계출산율이 2000년 2.01명까지 상승했으며 2017년에는 1.88명을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결혼 건수가 1000명당 5.2건으로 EU 평균보다 조금은 높다. 결혼이 줄어드는 이유는 복합적이지만, 우선 청년층의 경제적 자립도가 예전보다 어렵다는 점이다.
통계청이 지난 3월 공개한 '2018년 혼인·이혼 통계' 자료를 보면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의미하는 조(粗)혼인율은 지난해 전국 행정기관 신고 기준으로 5.0건을 기록했다. 1970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조혼인율은 1970년 9.2건이었다. 1980년에 10.6건으로 정점을 찍은 후에는 감소 추세가 뚜렷하다. 조혼인율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 하락했다. 지난해 전체 혼인 건수는 25만7622건이다. 2017년보다 6833건(2.6%) 줄었다.
부부의 날 국가기념일 제정을 청원했던 이주영 자유한국당 의원은 "최근 높은 청년 실업률과 치솟는 집값 등으로 인해 많은 청년들이 결혼을 기피하고 있고, 결혼을 하더라도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함에 따라 야기되는 출산율 저하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결혼의 중요성을 고취하고 건강한 부부관계를 정립하기 위한 사회적인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