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나유리 기자] 두산 베어스 세스 후랭코프가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페이스가 한창 좋아지던 상황이라 아쉽다.
두산은 휴식일이었던 20일 후랭코프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이유는 부상. 후랭코프는 가장 최근 등판이던 17일 인천 SK 와이번스전 무실점 호투 도중 어깨 통증을 호소했다. 6회까지 단 1안타만 내주고 무실점 완벽투를 펼치던 후랭코프는 7회말을 앞두고 별안간 교체됐다. 후랭코프가 공을 던지던 중 오른쪽 어깨 부위에 이상을 느꼈고, 결국 더이상 투구를 이어가기 힘들다고 판단해 투수를 교체했다.
후랭코프는 강판 이후 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받았다. 그 결과 이두근건염이라는 진단이 나왔고 결국 전력에서 이탈하게 됐다. 이두근건염은 최근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가 자주 불편함을 겪고있는 부상이기도 하다. 어깨를 움직일때 어깨 윗부분 앞쪽에서 통증이 느껴지는 증세로, 팔을 많이 쓸 수밖에 없는 투수들에게는 흔한 부상이다. 두산 구단은 "다행히 부상 상태가 심각하지 않다. 열흘정도 쉬고 등판 순서를 한번 정도 거르면 돌아올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부상 상태가 심각하지 않다고 해도 이 시점에서 쉼표를 찍는 것은 아쉽다. 후랭코프는 지난해 '승리 요정'으로 활약하며 다승왕에 올랐던 것과 달리 올해는 안풀리는 편이다. 시즌 두번째 등판이던 3월 31일 삼성 라이온즈전(5이닝 4실점)에서 첫승을 거둔 후 무려 5경기에서 2승을 못하고 3패만 있었다. 물론 투구 내용도 썩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평균 5~6이닝에 3~4실점을 꾸준히 하기 때문에 타선이 터지지 않는다면 이기기가 힘들었다.
기본적으로 후랭코프는 이닝이터가 아니다. 완벽주의적 성격 때문에 불필요한 볼이 많기도 하고, 그러다보니 투구수가 늘어나 이닝 소화력이 줄어든다. 또 풀타임 선발 경험이 지난해 처음이라 그런지 투구수 90개를 넘기면 공의 힘이 급격히 떨어지는 특성도 있다. 지난해는 타팀 타자들이 후랭코프를 잘 알지 못했기 때문에 승운이 계속 따랐지만, 올해는 이런 부분에서 고전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었다.
그러나 4월 30일 한화 이글스전을 기점으로 확실히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한화전에서 후랭코프는 6⅔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고도 승리를 하지 못했지만, 이후 감을 잡았다. 3경기에서 각각 6이닝 무실점-7이닝 무실점-6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볼넷이 급격히 줄어들고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었다. 호투가 이어지자 승리도 따라왔다. 최근 3연승 중이다.
이런 와중에 부상으로 멈추게 됐다. 살아났던 감도 주춤할 수밖에 없다. 1~2주 정도의 공백이라고 해도 어찌됐든 운동을 멈췄다가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올해는 다승 경쟁에서도 한 발 물러난 채 시작한 후랭코프, 컨디션이 좋아지는 시점에서의 부상이 유독 아쉽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