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잠실, 노재형 기자] 지난 20일 트레이드를 통해 KT 위즈에서 SK 와이번스로 이적한 내야수 정 현과 외야수 오준혁은 팀을 옮기는 일이 그리 낯설지 않은 선수들이다.
2013년 신인 1라운드 지명을 받아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한 정 현은 KT에 이어 SK가 세 번째 팀이다. 2011년 한화 이글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오준혁은 경찰야구단서 복무를 한 뒤 2015년 한화에서 KIA 타이거즈로 옮겼고, 지난해 KT에 이어 이번에 SK로 옮기게 됐다.
이적이 결정된 지 하루가 지난 21일 둘은 SK 선수단과 함께 잠실구장에 도착했다. SK는 이날 정 현을 1군 등록했고, 오준혁은 일단 2군에 남겨뒀다. 두 선수는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기회를 반드시 잡겠다"며 한 목소리로 각오를 드러냈다.
오준혁은 "4번째 팀이다. 열심히 해야 하고 잘 해야 된다. 지금은 그 마음 뿐이다. 이제는 핑계를 댈 수 있는 게 없다"면서 "어떻게 보면 SK에서 관심이 있으니까 내 이름이 거론된 게 아니겠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한 때 포기할 생각도 있었지만, 좋은 기회가 왔고, 좋은 팀에 왔으니까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정 훈도 "준혁이형과 같은 생각이다. 모든 건 나하기 나름이다. 기회는 오든 안오든 내가 직접 만드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지 포커스를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정 현은 특히 "갑작스럽게 소식을 들었지만 (이전과 비교해)어느 정도 느낌은 비슷하다"면서 "지난 시간을 돌아봤을 때 아쉬운 시절도 있었기 때문에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다. 달라진 모습으로 이를 악물고 해볼 생각"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두 선수는 이날 경기장에 나오기 전 염경엽 감독과 면담을 가졌다. 염 감독은 이들이 해야 할 일, 팀에서의 위치와 기회 등에 관해 폭넓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염 감독은 "내가 아니라 SK 구단에서 이미 관심을 갖고 있던 선수들이다. 트레이드 대상에 투수와 야수 리스트가 있는데 두 선수는 자료에 항상 있었다"고 강조한 뒤 "둘 다 백업 주전으로 잘 커줘야 한다. 정 현은 유격수나 2루수로 뛰게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염 감독은 "트레이드는 또다른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고, 기회를 갖는 것"이라며 두 선수에게 충분한 기회를 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일단 두 선수는 이날 휴식을 취하면서 덕아웃 분위기에 적응하는 시간을 가졌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