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와 불안을 한번에 털어냈다.
NC 다이노스 크리스티안 베탄코트의 주가가 급반등하고 있다. 포수 마스크를 쓴 뒤부터 공기가 바뀌었다. 15일 창원 SK 와이번스전에서 포수로 첫 선발출전한 베탄코트는 18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에디 버틀러와 배터리를 이뤄 팀의 9대3 승리를 이끌었다.
첫 출전 때보다 더 능수능란해졌다. 투수 리드 뿐만 아니라 블로킹, 프레이밍 모두 나무랄데 없었다. 무엇보다 버틀러와의 호흡이 일품이었다. 뛰어난 구위를 갖췄음에도 감정 컨트롤에서 다소 미흡한 부분을 보였던 버틀러를 차분하게 리드하면서 6이닝 6안타 2볼넷 1탈삼진 3실점(2자책),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이끌었다. 이날 팀 승리로 시즌 3승(4패) 달성에 성공한 버틀러는 베탄코트의 볼배합과 안정적인 포구를 승리 요인으로 꼽을 정도로 만족감을 드러냈다.
베탄코트는 앞서 1루수, 우익수, 지명타자 자리를 차례로 돌았다. 하지만 수비 불안과 그로 인한 타석에서의 자신감 하락이 약점으로 지적됐다. 하지만 익숙한 포수 자리에서 안정적인 활약을 거듭하면서 코칭스태프의 신뢰 뿐만 아니라 스스로 활약에 대한 자신감까지 붙는 모양새다. 베탄코트가 기대만큼의 폭발력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커졌던 우려의 눈길 역시 최근 들어 긍정적으로 바뀌어가는 모습이다.
NC 이동욱 감독은 양의지-베탄코트 체제의 포수 로테이션을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범모가 양의지의 빈 자리를 대신했으나, 베탄코트가 두 경기를 통해 보여준 가능성이 나쁘지 않았다. 공수에서 언제든 활용 가능한 정범모 카드를 유사시에 더 폭넓게 쓸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물론 NC가 베탄코트의 수비를 포수 자리에 국한시키진 않을 것이다. 주전 안방마님 자리는 어디까지나 양의지의 몫. 부상자 변수가 있는 NC의 사정상 베탄코트가 포수 백업 뿐만 아니라 내-외야 수비에서 안정감을 보여줘야 한다. 외국인 타자의 본업인 타격에서의 꾸준함도 소홀히 할 순 없다. 포수 자리에서 얻은 긍정적 에너지를 터닝포인트로 만드는게 베탄코트의 숙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