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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늘어나는 새 얼굴, 롯데 육성의 길은 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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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의 세계에서 육성은 '양날의 검'이다.

미래의 성과를 위한 투자라는 측면에선 긍정적이다. 그러나 당장의 성과로 평가 받는 냉혹한 프로의 현실 속에서 성적 대신 육성을 택하기는 쉽지 않은 일. 육성과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는 힘든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포기할 수도 없다는게 모든 지도자들의 고민이다.

롯데 자이언츠가 지난 시즌을 마치고 양상문 감독을 선임하면서 '내부 육성' 기조를 잡자 긍정과 부정의 시선이 교차했다. 최근 수 년간 공격적 FA 영입으로 베테랑들이 팀 중심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이후의 대비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존재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육성보다 투자 대비 성과를 증명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최근까지 롯데가 부진한 흐름 속에 한때 꼴찌까지 추락하면서 양 감독과 롯데의 방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하지만 롯데를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결과적으로 '내부 육성의 힘'이었다. 그동안 자리를 잡지 못했던 백업-신예들에게 새로운 동기부여가 생겼고, 1군 무대에서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하면서 롯데의 고민도 서서히 풀려가는 모양새다. 민병헌-한동희의 공백을 메우는 것을 넘어 공수에서 맹활약 중인 허 일(27), 강로한(27)이 대표적이다. 15일 사직 LG 트윈스전에서는 2차 10라운드 98순위로 입단한 대졸 신인 신용수(23)까지 데뷔 첫 타석에서 홈런포를 쏘아 올리는 등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투수진에 국한될 것처럼 보였던 롯데 내부 육성은 이들의 활약을 계기로 전방위적으로 넓어지는 모양새다. 2군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1군 무대를 꾸준히 밟고, 기존 베테랑들도 경쟁 의식을 키우면서 시너지를 내는 선순환 고리가 만들어지기 시작하고 있다.

야구계 관계자는 "쓸 선수들이 있다면 엔트리에 올려 확률이 높은 상황에서 쓰는게 벤치 운영의 묘"라며 "쓰지 않는다면 키워지지도 않는다.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활용하는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쓰던 선수만 계속 활용하면 결국 벤치에서 쓸 수 있는 카드는 한정된다. 활용 가능한 자원을 지속적으로 늘려가는게 감독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롯데에서 하나 둘 씩 늘어나는 새 얼굴들과 그들의 활약은 결과적으로 양 감독과 롯데의 방향성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한다. 주어진 기회에서 가능성을 증명했다는 점 만으로도 미래에 롯데가 고려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 셈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