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경희대학교 심장혈관내과 박창범 교수가 의료윤리 갈등상황을 담은 '사례로 보는 의료윤리와 법'을 출간했다.
의료인들은 임상 현장에서 환자를 진료하다보면 다양한 윤리적 갈등이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실제 의과대학에서 근무하는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보면 환자 진료와 관련해 77.2%가 치료 중 의료윤리와 관련된 문제의 갈등을 경험했고 41.8%는 1년에 3번 이상 경험했다고 한다.
이는 의료의 급격한 발달과 점차적으로 인권이 존중되는 사회로 변화되기 때문으로 이러한 변화는 여러 의료윤리적인 문제들을 일으키게 된다.
예를 들어 줄기세포치료, 연명치료거부, 강제입원, 임상시험은 환자의 자기결정권과 의료인의 선행의 원칙사이에서 여러 윤리적 갈등을 일으키게 된다. 이와 동시에 우리나라에서 시행되고 있는 건강보험제도의 저수가 및 심평원에서의 과도한 진료비삭감으로 인한 병원에서의 임의비급여 및 의료인사이에서 권력구조문제로 인한 성희롱이나 성차별 등 사회경제적인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우리나라의 의료인들은 의료윤리에 대한 체계적, 현실적인 교육을 받지 못해온 것으로 보인다. 의과대학에서 다뤄지는 윤리 교육도 인간복제, 안락사, 낙태, 유전자 조작 등 생명윤리 관점에 치우쳐 있고 그 내용도 외국 사례가 대다수이다. 박창범 교수가 출간한 '사례로 보는 의료윤리와 법'은 의료현장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를 한국사례를 중심으로 정리한 것이 특징이다. 보라매병원 사건, 신촌 김 할머니 사례, 종교적 이유의 수혈거부로 인한 사망 사례, 가족에 인한 정신질환자의 강제입원 사례 등 우리나라에서 실제로 벌어져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었던 여러 의료윤리적으로 의미 있는 사건들을 되돌아보고 문제가 되는 부분 및 법원의 판결도 설명하고 있다.
책은 ▲환자 보호자의 치료 거부와 의사의 역할 ▲회복 가능성이 없는 환자에 대한 보호자의 연명 치료 거부 ▲종교적 이유의 의료행위 거부 ▲정신질환자의 정신병원 강제입원 ▲병원에서 행해지는 임의비급여 ▲여성의사의 전공의 모집에서의 성차별 ▲전공의 성희롱과 성추행 ▲우생학 ▲임상시험과 윤리 등으로 구성돼 있다.
박 교수는 "현재 의료윤리에 대해 나온 책들은 현실과 맞지 않거나 너무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면서 "현재 진료를 하는 임상의들과 의료인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현장에서 마주칠 수 있는 다양한 의료윤리 문제를 현명하게 풀어가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경희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박 교수는 울산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