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빅뱅 전 멤버 승리와 배우 박한별의 남편인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이 같은 결과는 공분을 샀고, 구속영장을 기각한 신종열 부장판사의 해임을 건의하는 국민 청원까지 게재됐다. 이 가운데 박한별이 남편을 위해 직접 탄원서를 작성해 제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대중의 분노와 비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14일 승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횡령 부분은 다툼의 여지가 있고 나머지 혐의 부분도 증거인멸 등 구속 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신 부장판사는 주요 혐의인 횡령 혐의와 관련해 "유리홀딩스 및 버닝썬 법인의 법적 성격, 주주 구성, 자금 인출 경위, 자금 사용처 등에 비춰 형사책임의 유무와 범위에 관한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도 "혐의 내용 및 소명 정도, 피의자의 관여 범위, 피의자 신문을 포함한 수사 경과, 그동안 수집된 증거자료 등에 비춰 증거인멸 등과 같은 구속 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현 단계에서 피의자에 대한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유 씨도 승리와 같은 이유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그동안 경찰은 152명의 대규모 수사 인력을 투입해 100일 넘게 '버닝썬' 사건을 집중적으로 수사해왔다. 앞서 민갑룡 경찰청장은 "경찰의 명운을 걸고 수사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고, 문재인 대통령까지도 "(버닝썬 사건을)철저히 수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에 경찰도 이른바 '버닝썬 게이트'의 핵심 인물인 승리를 18차례나 소환 조사해 범죄 혐의를 입증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경찰의 집중 수사에도 불구하고 구속영장이 기각됐고, 이에 대중은 분노를 표출했다. 급기야 승리와 유 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신종열 부장판사의 해임을 건의하는 국민 청원까지 올라왔다. 이 청원을 건의한 네티즌은 "이 나라에 법이 제대로 서 있는지,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곧 법인지. 이 판사에게 비리가 있는 것은 아닌지 여부가 궁금하다"며 담당 판사의 해임을 건의했고, 이 청원은 15일 오후 8시 기준 약 8800명의 동의를 얻었다.
대중의 분노가 극에 달한 가운데 박한별이 영장심사를 받는 남편 유 씨를 위해 직접 탄원서를 작성해 제출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더욱 공분을 사고 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한별은 전날 변호인을 통해 남편 유 씨의 영장실질심사 재판부에 A4용지 3장 분량의 자필 탄원서를 제출했다.
박한별은 탄원서에 유 씨가 앞서 10번이 넘는 경찰 조사에 성실히 출석했다는 점과 지난달 첫돌이 지난 어린 자녀의 아버지라는 점을 기재했다. 또 "남편은 이 상황을 회피하거나 도주할 생각이 전혀 없다. 불구속 상태에서 계속해서 충실히 조사받을 것을 한 가정의 아내로서 약속드린다"고 호소했다.
일각에서는 박한별의 탄원서 제출이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국민 대다수는 박한별의 대처는 피해자를 생각하지 않는 이기적이고 경솔한 행동이라고 지적하며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경찰은 승리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이른바 '경찰총장'으로 불린 윤 총경에 대해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유착의 핵심이었던 청탁금지법과 뇌물죄 등은 무혐의로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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