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약스가 5년만에 네덜란드 에레디비시 우승을 눈앞에 뒀다.
오는 16일 벌어지는 2018~2019시즌 최종전을 남겨두고 2위 PSV에인트호번과 승점차가 3점, 득실차가 14골이다. 15일 벌어질 34라운드 데 그라프샤프-아약스, PSV-헤라클레스전 두 경기에서 모두 '안필드의 기적' '암스테르담의 기적' 이상 가는 기적 또는 참사가 일어나야 역전된다. 베테랑 공격수 클라스 얀 훈텔라르는 "14골차는 매우 크다"며 "나는 우승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 에레디비시는 올 시즌 가장 중요한 타이틀"이라고 사실상 우승 경쟁이 끝났다는 듯 우승 소감을 말했다. 홈팬들도 선수단을 향해 '챔피언'을 외쳤다. 네덜란드 언론들은 아약스를 '비공식 챔피언'이라고 칭하고 있다.
이변 없이 우승컵을 들어올린다면, 이는 2014년 이후 5년만의 리그 제패이자 통산 34번째 우승이 된다. 일부 언론은 '34'에 초점을 맞춘다. 이는 압델하크 누리의 현역시절 등번호다. 판 데 사르 아약스 CEO는 "우리는 그 작은 친구를 떠올릴 것이다. 늘 34번 유니폼을 입었지만, 이번(우승행사)에 안타깝게도 참석하지 못하는 그 친구를"이라고 말했다. 누리는 2017년 여름 베르더 브레멘과 친선경기 도중 쓰러져 영구적인 뇌 손상을 입었다. 지도자들이 "경기장에서 유독 빛나는 기술을 뽐내던 최고의 유망주"라고 입을 모을 정도로 재능이 뛰어난 선수로 기억된다.
아약스 아카데미 시절 함께 공을 찬 선수들은 여전히 누리를 잊지 못한다. 그중 한 명인 도니 판 더 빅은 유벤투스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34분 득점을 한 뒤 "34분에 득점했다는 것이 그저 우연이 아닐거란 생각이 든다. 매우 특별하다.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약스 유스 또는 네덜란드 청소년 대표팀에서 같이 호흡한 저스틴 클루이베르트(AS로마) 필리페 샌들러(맨시티) 아민 유네스(나폴리) 케빈 딕스(엠폴리) 등은 각 소속팀에서 34번을 선택했다. 클루이베르트는 챔피언스리그 데뷔골을 터뜨리고는 34번 유니폼을 번쩍 들어보였다. 누리에게 바치는 골이란 의미였다.
누리는 병상에 누워있지만, 아약스는 누리를 가슴 속에 품고 있다. 최고로 재능있는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명을 압델하크 누리로 바꿨다. 아약스 홈 서포터석에 거대한 34번 유니폼 통천이 등장한 적도 있다. 데 그라프샤프와의 최종전에서도 누리를 위한 시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아약스는 에레디비시 역대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했다. 디펜딩 챔피언 PSV가 24회, 페예노르트가 15회로 뒤를 이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