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던 공룡군단 마운드가 천군만마를 얻었다.
이민호가 올해 첫 1군 무대를 밟았다. NC 이동욱 감독은 13일 이민호를 1군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이민호는 그동안 2군에서 6경기 7이닝을 던져 1승 무패, 평균자책점 1.29를 기록했다. 12일 두산 2군전에서는 1이닝 동안 4타자를 상대하며 1안타를 내줬으나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마지막 시험 무대를 통과했다.
시즌 전 이 감독은 이민호를 '수호신'으로 점찍어 놓았다. 본격적으로 마무리 보직을 맡았던 지난해 14세이브(5승4패, 평균자책점 4.68)를 기록하면서 보여준 가능성 탓이었다. 꼴찌로 추락하며 매 경기 힘겨운 싸움을 펼친 NC였지만, 이민호의 존재만큼은 든든했다. 하지만 이민호가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기간 오른쪽 팔꿈치 통증을 느끼면서 이 감독의 구상도 틀어졌다.
현재 NC의 뒷문은 베테랑 원종현이 지키고 있다. 원종현은 19경기서 10세이브(1승1패, 평균자책점 3.32)를 올리며 시즌 초반 NC가 상위권으로 도약하는데 힘을 보탰다. 그러나 5월 들어 등판한 5경기서 두 차례나 블론세이브를 기록했고, 평균자책점도 9.64에 달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대의 집요한 분석 뿐만 아니라 쉴틈없이 이어진 등판으로 생긴 피로감이 원인으로 보인다.
NC는 원종현 뿐만 아니라 강윤구, 김진성, 이우석 등 시즌 초반 좋은 활약을 펼치던 투수들이 최근 흔들리며 고전하고 있다. 배재환, 장현식이 분전하고 있고, 지난 3일 1군으로 콜업된 구창모 역시 불펜 보직을 맡아 4경기 1홀드, 평균자책점 1.50으로 큰 힘을 보태고 있다. 그러나 배재환, 장현식 역시 체력 부담의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구창모는 언젠가는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해야 할 자원이라는 점에서 불펜 불안에 대한 우려를 지우기 어려운게 사실이다.
이민호의 합류로 이 감독은 불펜 고민을 어느 정도 덜게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종현 에게 맡겼던 마무리 투수 자리 역시 상황에 따라 바뀔 수도 있다. 이민호의 활약 여부에 따라 두 투수의 '더블스토퍼 체제'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여러 면에서 볼 때 이민호의 1군 합류는 NC 불펜에 큰 힘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