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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성장통' KIA 김기훈, 10일간 2군서 연구해야 할 '제구력'+'결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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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공을 던지지 못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의 루키 김기훈(19)이 하루 만에 2군으로 내려갔다.

12일 SK 와이번스전 선발등판은 한 템포를 쉰 이후 오른 마운드였다. 김기태 KIA 감독은 그 동안 프로의 높은 벽을 느꼈을 신인의 부담감을 줄여주기 위해 2일 말소했다. 그리고 퓨처스리그(2군)에서 한 차례 예열을 마친 김기훈을 10일 뒤 다시 선발로 중용했다.

한데 스프링캠프부터 지적됐던 볼넷이 또 다시 발목을 잡았다. 채 3이닝을 버텨내지 못한 투구 과정에서 볼넷을 5개나 내주고 말았다. 김기훈은 8경기에서 볼넷 27개로 맥과이어(삼성)에 이어 최다 볼넷 2위다. 자신의 공을 뿌리다 안타와 홈런을 맞으면서 강판 되는 것과 볼넷을 허용해 위기를 스스로 자초한 뒤 강판 되는 것은 차원이 다른 얘기다.

우선 제구가 흔들렸다. 이날 김기훈은 스트라이크존 안쪽에다 공을 많이 던졌다. 그러나 좀처럼 스트라이크로 연결되지 않았다.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도 낮았다. 다행히 유리한 볼 카운트로 끌고갔지만 타자들이 유인구에 좀처럼 속지 않았다. 140km대 초반 직구로는 타자들의 방망이를 헛돌리기에 역부족이었다. 패스트볼들이 전부 커트 당했다. 결국 변화구보다 속구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불리한 볼 카운트까지 몰리면서 적시타를 얻어맞는 등 악순환이 계속됐다.

앞으로 10일 동안 김기훈이 2군에서 연구해야 할 것은 두 가지다. '핀 포인트 컨트롤(제구력)'과 '마지막 결정구 장착'이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사이영상 페이스를 달리고 있는 류현진(LA 다저스)이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다. 류현진은 올 시즌 핀 포인트 컨트롤로 특급투수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바깥쪽 체인지업으로 타자들을 삼진으로 돌려 세운다. 칼날 제구력은 그야말로 명품이다. 제구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류현진은 소위 버리는 공이 없다. 스트라이크존에서 공 하나 정도 벗어날까말까 한 공으로 타자들을 유인한다.

결정구는 밋밋한 직구보다 변화구가 나을 수 있다. 무엇보다 현미경 분석으로도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다. 자신이 자신 있는 공을 던져 타자를 아웃시키는 것이 자신감을 얻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타자마다 가지고 있는 약점을 노리는 것도 요리하는 방법 중 한 가지다.

김기훈은 아픔을 먹고 성장 중이다. 돈 주고도 배우지 못할 경험을 쌓고 있다. 다만 이기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 성장통이 길어지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이젠 두둑한 배짱보다 기술적 향상이 이뤄져야 할 시점이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