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야구, 시험 기간이 시작됐다.
원정 6연전, 주중에 잠실에서 두산과 3연전을 치른 뒤 수원으로 이동해 KT와 주말 3연전을 펼친다.
삼성은 지난 주 홈 6연전에서 확실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뻔 했다. 주중 강팀 NC를 상대로 시즌 첫 3연전 스윕에 성공했다. 하지만 주말 롯데전이 두고두고 아쉬웠다. 1승1패로 맞은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9-3 → 9-10'의 거짓말 같은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5승1패로 6위 한화를 1.5게임 차로 압박할 수 있었던 상황이 2승4패, 2.5게임 차로 벌어졌다.
물론 144경기 풀 시즌을 치르다 보면 어느 팀이나 한번쯤 겪을 수 밖에 없는 통과의례다.
진짜 중요한 문제는 '역전패 이후'다. 상승 흐름이 꺾였느냐 여부는 롯데전 역전패로 판단할 수 없다. 두산과 KT와의 원정 6연전에서 판가름 난다.
삼성 야구에는 현재 불안과 희망이 팽팽하게 공존하고 있다. 경기마다, 선수마다 들쑥날쑥 하다. 어제 잘했던 선수가 오늘 실수를 범한다. 리빌딩 과정에 있는 팀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하지만 불안정한 모습의 이면에는 핵분열 직전의 큰 에너지가 꿈틀대고 있다. 투-타에 걸친 '신-구-외인 조화'가 큐브퍼즐 처럼 대기하고 있다. 충돌이 시너지로 전환되는 순간, 엄청난 핵 에너지가 폭발을 일으킬 공산이 크다.
타이밍의 문제다. 너무 늦기 전에 퍼즐이 완성되면 엄청난 융합 에너지로 치고 올라갈 것이다. 물론 아쉽게 이 폭발이 너무 늦을 수도 있다.
그래서 이번 원정 6연전이 또 한번 중요해졌다. 힘든 상대, 두산전이다. 올시즌 3연패 중이다. SK(5연패)와 더불어 올시즌 초반 행보를 꼬이게 만든 강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첫 단추가 중요하다. 삼성은 선발 순서를 바꿔 덱 맥과이어를 14일 첫 경기에 배치했다. 4월21일 한화전 노히트노런 당시 딱 한번 경험했던 '4일 휴식 후' 등판의 좋은 기억을 소환했다.
갈수록 과부하가 걸릴 수 밖에 없는 불펜진을 감안하면 야수들의 공-수에 걸친 집중력이 관건이다. 두산 같은 완성형 팀을 상대로 수비에서의 실수는 예외 없는 대가를 치를 공산이 크다. 매 타석마다 상황에 맞는 생각하는 야구도 절실하다. 적시타가 필요한 상황과 홈런이 필요한 상황은 다르다. 11일 롯데전에 구승민의 낮은 포크볼을 배트를 던지듯 기어이 적시타를 만들어낸 김헌곤의 혼신을 다한 스윙 장면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멋지게 이기는 것도 좋지만, 꾸역꾸역 이기는 것도 필요하다. 그게 바로 강팀의 조건이다.
파랑새를 향해 달려가는 삼성의 2019 시즌. 반등과 추락의 갈림길에서 맞은 이번 원정 6연전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