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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의 채태인, 자신과 처절하게 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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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흐름은 거스를 수 없다.

하지만 그마저도 이겨내야 하는게 프로의 숙명이다. 롯데 자이언츠 베테랑 내야수 채태인(37)의 현주소다.

12일까지 채태인은 23경기서 타율 1할8푼5리(65타수 12안타), 1홈런 10타점을 기록했다. 지난달 20일 부상으로 1군 말소 후 11일 콜업 전까지 3주 가량 2군에 머물면서 기록을 쌓아 올릴 기회를 놓쳤다. 하지만 그에 앞선 결과물도 썩 좋은 편은 아니었기에 부상만을 탓할 수는 없는게 사실이다.

채태인은 지난해 타율 2할9푼3리(376타수 110안타), 15홈런 75타점을 작성했다. 고비 때마다 한방을 터뜨려주면서 해결사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수비에서도 주전 1루수로 활약하면서 탄탄한 내야 형성에 일조했고, 이대호의 수비 부담을 덜어주기도 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이런 모습들이 나오지 않고 있다.

사실 채태인에겐 고민이 큰 시즌이었다. 지난해 사인앤트레이드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채태인의 계약은 올해를 끝으로 만료된다. 30대 후반에 접어든 나이를 고려하면 미래를 장담하기 쉽지 않은 상황. 대만, 일본 스프링캠프 기간 부단히 몸을 만들었지만, 마음 한켠에 쌓아놓은 근심까지 숨길 순 없었다. 시즌에 접어든 뒤 좀처럼 오르지 않는 타격감에 부상까지 겹치면서 누구보다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최근 채태인은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1군 콜업 이튿날인 12일 대구 삼성전에서 팀이 8-9로 뒤지고 있던 9회초 동점 적시타를 만들어낸 것. 하루 전 2사 만루 찬스를 살리지 못한 채 고개를 떨궜던 아픔을 멋지게 털어냈다. 다시 연패 위기에 빠질 뻔했던 팀이 6점차를 극복하는 대역전승을 거두는데 큰 힘을 보탰다. 그동안 떨어졌던 자신감을 살리기에 충분한 결과물이다.

채태인은 지난 시즌에도 초반 부진을 떨친 뒤 무섭게 기세를 타면서 롯데 타선에 큰 힘이 된 바 있다. 어쩌면 지금부터가 올 시즌 그가 펼치고 있는 기나긴 싸움이 승리로 귀결되는 변곡점이 될 수도 있다. 6년 연속 100안타, 1000안타와 600타점 등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온 채태인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