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SC히어로]롯데 톰슨 첫 완봉승, 이것이 진짜 실력이길

by

'진짜 실력'이었으면 하는 바람은 양상문 감독 뿐만이 아닐 것이다.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제이크 톰슨(25)이 KBO리그 데뷔 이후 최고의 호투로 시선을 끌었다.

톰슨은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홈게임에 선발등판해 9이닝 동안 3안타 1볼넷을 내주고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완봉 역투를 펼쳐 보였다. 톰슨을 앞세운 롯데는 4대0의 완승을 거두며 홈 5연패에서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3월 26일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49일 만에 시즌 2승째를 따낸 톰슨은 평균자책점을 4.87에서 4.05로 크게 낮췄다.

올시즌 새롭게 KBO리그 마운드를 밟은 톰슨은 이전까지 들쭉날쭉한 피칭으로 일관하며 벤치의 애를 태웠다. 양 감독은 이날 경기 전 "미국과 한국에서 볼배합이 차이가 나는데, 한국 타자들의 장단점을 상기하면서 던지라고 했다"면서 "그런 게 머릿속에 확신을 가지면 잘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감이 관건"이라고 했다. 적응력을 언급한 것이다. 적응 과정에서 한 단계만 넘어서면 에이스급 투수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다.

톰슨은 이에 부응했다. 톰슨이 무실점 피칭을 한 것은 시즌 첫 등판인 삼성전(5⅔이닝 2안타 무실점)에 이어 두 번째다. 톰슨은 공교롭게도 올시즌 최고의 피칭으로 꼽히는 지난 3월 31일 잠실 경기에서도 LG를 상대로 7이닝 4안타 1실점으로 잘 던진 바 있다. LG전 2경기에서 16이닝 7안타 1실점을 기록한 것이다.

지난 8일 KT 위즈를 상대로 4⅔이닝 5안타 6볼넷 5실점으로 난조를 보였던 톰슨은 이날 다양한 볼배합과 정교한 제구력을 되살리며 이닝을 가볍게 끌고 갔다. 투구수 107개가 말해주 듯, 공격적인 승부와 타이밍을 빼앗는 볼배합이 주효했다. 최근 침묵 모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LG 타선이기는 하지만, 톰슨의 호투는 양 감독의 기대치를 넘어섰다.

톰슨의 호투를 앞세운 덕분에 롯데는 올시즌 팀 경기 최단시간을 갈아치울 수 있었다. 지난 5일 부산 SK 와이번스전에서 기록한 2시간 51분을 37분이나 앞당겼다.

톰슨은 100개의 공을 던졌고, 삼진은 8개를 잡아냈다. 투심과 커터, 포크볼,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힘있게 던지며 LG 타자들을 압도해 나갔다. 9이닝 가운데 삼자범퇴가 무려 5번이나 됐다. LG 타선은 톰슨을 상대로 이렇다 할 찬스를 잡지 못했다. 롯데는 자신의 한 경기 최다 이닝을 소화하며 완봉승을 거둔 톰슨을 앞세워 향후 반전 분위기를 만드는데 있어 있어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 투수가 9이닝 완봉승을 따낸 것은 2016년 4월 14일 잠실 LG전 선발 브룩스 레일리 이후 1125일 만이다.

경기 후 톰슨은 "완봉은 매우 어렵고 언제나 기분좋은 기록이다. 오늘은 모든 조건이 따라줬다. 7회와 8회를 거치며 공 개수가 적어 완봉에 대한 기대를 갖고 던졌다"면서 "경기 전 (포수)나종덕과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자는 얘기를 나눴고, 가운데를 보고 던진 게 결과가 좋았다. 후반 변화구 위주의 피칭도 주효했다. 내가 가진 능력을 보여준 경기이며, 최근 좋지 못한 모습을 극복한 의미있는 경기였다"고 소감을 나타냈다. 부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