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민이 상수 둘이 많이 나가서 많이 움직여 줘야죠."
14일 두산-삼성전이 열린 잠실구장, 경기 전 테이블세터에 대한 삼성 김한수 감독의 이야기다.
부진을 털고 반등중인 박해민에 대해 김 감독은 "잠깐 아래 타순에 갔다가 톱타자로 올라왔다.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해민 김상수 듀오는 1회초부터 사령탑의 기대에 멋지게 부응했다. 박해민은 1B2S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두산 선발 이영하의 4구째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를 센스 있는 배트컨트롤로 유격수와 중견수 사이에 툭 떨어뜨렸다. 박해민은 2번 김상수 타석 때 3구째 변화구 타이밍을 포착해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시즌 7호 도루. 김상수는 아웃코스 꽉 차는 144㎞ 패스트볼을 1루 쪽으로 툭 밀었다. 주자를 3루에 보내기 위한 의식적인 진루타였다. 1사 3루.
구자욱의 잘 맞은 땅볼 타구가 투수가 쭉 뻗은 글러브에 들어갔다. 홈을 노리던 박해민이 런다운에 걸렸다. 하지만 박해민은 그냥 죽지 않았다. 3루와 홈 사이에서 여러번을 오가면서 타자주자 구자욱이 득점권이 2루에 갈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줬다. 후속 러프의 적시타가 터졌다. 박해민과 김상수의 '생각하는 야구'가 아니었다면 불가능 했던 소중한 득점이었다. 올시즌 5승 무패, 평균자책 1.60의 '괴물투수'로 거듭난 두산 선발 이영하를 상대로 뽑아낸 선취점이어서 의미가 두배.
지난주 4승2패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한 삼성은 올시즌 3전 전패를 당한 '천적' 두산과의 원정 3연전이 중요하다. 두산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강팀. 어느 하나 만만한 투수는 없다. 풀스윙과 연속안타로만 득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의미 있었던 짧게 끊어치는 타격과 센스 있는 주루플레이였다. 잠실=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