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에 또 한명의 선발 자원이 튀어나왔다. 좌완 투수 이우찬(27)이다. 땜질 선발 등판에서 생애 첫 승을 따냈다. 그것도 아무도 예상못한 완벽한 피칭을 선보였다. 개막 이후 계속 이어져 오던 LG의 4,5선발 고민에 마침표를 찍을 적임자 중 한명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우찬은 12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했다. 배재준 대신 땜질 선발로 나섰다. LG 트윈스는 올시즌 막강한 마운드를 자랑하지만 윌슨-켈리-차우찬으로 이어지는 1,2,3선발에 비해 4,5선발은 계속 아쉽다. 이우찬에게도 기회가 돌아온 셈이다. 롱릴리프로 좋은 모습을 보였던 것을 류중일 LG 감독이 눈여겨 봤다. 류 감독은 경기전 "얼마만큼 버티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기대감은 크지 않았다. 류 감독은 이우찬이 빨리 무너질 것에 대비해 배재준과 최동환 등을 미리 대기시켰다.
이우찬은 이날 5이닝 동안 79개의 볼을 던지며 1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팀이 2-0으로 앞선 6회초 마운드를 진해수에게 넘겼다. 직구 최고구속은 시속 146km를 찍었다. 슬라이더와 커브도 좋았다. 투구수도 효율적이었다. 배재준 장원삼 임찬규 류제국 등과의 선발경쟁에서 당당히 목소리를 낼만하다.
이우찬은 201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LG로부터 지명을 받았다. 2라운드 15순위다. 병역을 마칠 동안 긴 무명시절을 보냈다. 2016년 1군 1경기(선발등판)가 전부였고, 2017년엔 1군에 뛰지 못했다. 지난해도 3경기 출전이 전부였다. 이영재에서 이우찬으로 개명한 뒤 절치부심했다.
올시즌 불펜 투수로 14경기에 나서 2홀드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이날 1078일만에 선발등판이었지만 긴장하지 않았다. 2만1000여명의 잠실 대관중 앞에서도 당당했다. LG는 이날 2대0 승리만큼이나 이우찬의 발견이 의미 있었다. 류중일 감독은 이날 "결국 야구는 선발 싸움이다. 선발이 버티면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풀린다"고 했다. 이우찬의 호투는 최근 8연승 후 좋지 않았던 LG의 흐름도 일순간 바꿨다.
잠실=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