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수원 삼성의 2019년 하나원큐 K리그1(1부 리그) 11라운드 대결이 펼쳐진 제주종합경기장. 전광판 시계가 종착역을 향해가던 후반 43분,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발단은 이렇다. 제주의 알렉스와 수원의 한의권이 볼 다툼을 하던 중 몸싸움이 벌어졌다. 격분한 알렉스가 한의권의 유니폼을 잡고 끌어 올렸다. 수원 선수단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알렉스가 건드린 곳이 목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수원의 신세계는 알렉스를 향해 거친 말을 내뱉으며 신경전을 펼쳤다. 그라운드 곳곳에서 야유가 쏟아졌다. 양 팀 선수들 5~6명이 달려들어 가까스로 몸싸움을 막아 세웠다.
선수들의 거친 몸싸움. 이날 경기가 얼마나 중요했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승리가 간절한 두 팀의 경기였다. 수원은 앞선 10경기에서 단 2승을 거두며 9위에 머물러 있었다. 홈팀 제주는 최근 감독 교체를 단행했다. 최윤겸 감독 데뷔전이던 지난 경남전에서 올 시즌 첫 승리를 기록했다. 리그 10경기 만에 거둔 승리였다.
하위권 탈출을 향한 강렬한 의지는 그라운드 위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양 팀 선수들은 경기 초반부터 팽팽한 기싸움을 펼쳤다. 거친 태클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라운드 곳곳에서 미끌어지고 쓰러지며 치열하게 격돌했다. 하지만 도를 지나쳤다. 물론 경기 뒤 신세계와 알렉스는 빠르게 사과하며 화해했지만, 경기 막판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경기 뒤 양 팀 사령탑도 엄중 경고를 내렸다.
최윤겸 제주 감독은 "많은 팬이 오셨다. 특히 우리 홈이다.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 또한, 그런 일로 경고 한 장을 받는다는 것은 크나큰 손실이다"며 "알렉스에게 주의를 줬다. 따라가기에는 시간이 많지 않은 상태였다. 굳이 옐로카드를 받고, 경기도 지는 일이 발생했다. 나도 선수들을 파악하는 기간이다. 절대 그런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불필요한 흥분은 자제시켜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임생 수원 감독 역시 "후반전에 선수들이 볼에 대한 집념이 너무 강하다보니 충돌이 있었다. 의도한 것은 아니다"며 "끝나고 서로 격려해줘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는 수원이 3대1로 승리했다.
제주=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