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이우주 수습기자] 'TV는 사랑을 싣고' 김범룡이 40년 전 첫사랑인 국사 선생님을 만났다.
10일 방송된 KBS1 예능프로그램 'TV는 사랑을 싣고'에서는 '바람 바람 바람'의 가수 김범룡이 출연, 40년 전 첫사랑 찾기에 나섰다.
김범룡은 "몇 년 동안 정말 어려웠다. 2010년 사업을 하다 보증을 잘못 서 45억 원의 빚을 지게 됐다"며 "이제는 다 해결이 됐다"며 올해 빚을 다 갚았다고 자신의 근황을 알렸다. 마음 편한 봄이 되자 김범룡은 자신의 첫사랑을 찾고 싶어졌다고. 김범룡의 첫사랑은 국사 선생님 이춘자 씨였다. 김범룡은 어려웠던 가정 환경에도 이춘자 선생님 덕에 비뚤어지지 않고 올바르게 자랄 수 있었다고. 의기소침했던 학창시절 이춘자 선생님은 김범룡의 가정사를 묻는 등 김범룡에 애정 어린 관심을 가져왔다. 김범룡은 "철부지 까까머리 중학생이 벌써 60이 됐다. (선생님은) 지금도 멋있으실 것 같다. 보고 싶다"며 이춘자 선생님에 메시지를 전했다.
김범룡은 음악 외에도 뛰어난 그림 실력으로 미대 진학을 꿈꿨다고. 비싼 대학 등록금 탓에 김범룡은 장학금을 받고 국립대 미대에 진학했다. 미술의 길을 계속 걸을 수 있었으나 김범룡이 군대에 다녀온 사이 800만 원이라는 거액의 빚이 생겼다. 어머니가 극단적인 선택을 할까 두려웠던 김범룡은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에 생계를 위해 음악을 시작했다. 1985년 '바람 바람 바람'의 히트로 가족은 빚을 청산하고, 월세에서 전세로 집을 이사하는 등 안정적인 환경을 되찾았다. 김범룡은 이춘자 선생님과의 잊지 못할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선생님의 퇴근길을 미행하다 들킨 적이 있다고. 이춘자 선생님은 "빵집으로 가자"며 김범룡을 혼내긴 커녕 "바른 자세로 앉아라. 항상 꿈을 크게 가져라" 등의 말로 김범룡을 격려했다. 심지어 배고플 김범룡을 위해 통닭 두 마리까지 손에 들려 보냈다.
이춘자 선생님이 살고 계신 미아역으로 떠난 김범룡. 김범룡은 이춘자 선생님과의 추억이 깃든 빵집에서 단팥빵을 먹으며 선생님을 떠올렸다. 김범룡이 가수가 되고 나서 선생님을 한 번 만났다고. 이춘자 선생님이 계셨던 교내 행사에 참석했던 김범룡은 당시 정신 없는 분위기와 바쁜 스케줄 때문에 선생님과 제대로 이야기도 나누지 못했다. "꼭 다시 와야지"라고 다짐했지만 삶에 치여 이춘자 선생님을 그 이후로 만날 수 없게 됐다. 명동성당에 도착한 김범룡은 혼자 선생님을 찾기 시작했다. 모여있는 사람들 틈에서 이춘자 선생님을 찾은 김범룡은 반가움에 무릎까지 꿇었다. 이춘자 선생님은 현재 성당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고. 이춘자 선생님의 지인들은 "(김범룡이) TV에 나오기만 하면 '내 제자'라고 한다", "며칠 전부터 (선생님이) 잠도 못 잤다더라"라고 대신 밝혔다.
두 사람은 추억의 옛날 통닭집으로 향했다. 이춘자 선생님은 김범룡을 "예의가 바른 학생"으로 기억했다. 김범룡은 선생님을 위해 직접 쓴 시와 그림을 선물했다. 김범룡은 "살아계셔서 좋다. 선생님의 건강이 걱정됐다"며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셔서 제 인생의 지침으로 계속 계셔달라"고 당부했다. 녹화 며칠 후, 김범룡은 자신의 공연에 이춘자 선생님을 초대하며 훈훈한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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