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3년 가까운 기간 만에 현장에서 연기할 수 있어서 행복했고, 이래서 헝그리정신이 필요하다고 얘기하는 거구나 싶었다."
배우 고주원(37)이 3년 공백기 후 브라운관에 다시 돌아온 소감을 밝혔다.
고주원은 2003년 패션 모델로 데뷔한 후 같은 해 SBS '때려'로 배우에 도전했다. 주목받은 작품은 KBS2 주말드라마 '소문난 칠공주'(2006)로, 당시 나미칠(최정원)의 상대역인 유일한(고주원)으로 출연해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SBS '왕과 나'(2007)에서는 주인공으로 출연했고, MBC '내 여자'(2008), SBS '산부인과'(2010) 등에도 출연한 바 있다. 고주원은 SBS '달려라 장미'(2014), JTBC '마담 앙트완'(2016) 이후 약 3년여 기간동안 TV드라마 출연 휴식기를 가졌다.
3년 만인 올해에는 TV조선 '연애의 맛'에 김보미와 함께 출연했고, MBC '슬플 때 사랑한다' 특별출연을 시작으로 SBS '해치' 후반부에 합류하며 연기활동을 재개했다. 고주원은 '해치'에서 영조(정일우) 정권 최대의 역모를 일으키는 이인좌로 출연해 열연했다.
고주원은 2016년 출연했던 '마담 앙트완' 이후 3년 만에 연기 활동을 재개했다. 그동안 자의 반 타의 반의 공백기가 있었고, 처음 만난 작품이 '슬플 때 사랑한다'와 '해치'였다. 고주원은 "현장에 오랜만에 갔다. 3년 가까운 기간 만에 현장에서 연기할 수 있어서 행복했고, 이래서 헝그리정신이 필요하다고 얘기하는 거구나 싶었다. 너무 좋았다"며 현장에 복귀한 소감을 밝혔다.
오랜만의 촬영이기에 달라진 점도 있었다. 현장의 환경도 많이 바뀌었지만, 무엇보다도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고주원은 "마음이 많이 달라졌다. 그 전에 잘 하다가 타이밍이 안 맞아서 '슬플 때 사랑한다' 감독님이 인연이 있어서 '이 캐릭터가 있는데 네가 해주면 좋겠다'고 했었다. 주인공은 아니지만 드라마에서 특별출연처럼 해주면 좋겠다고 해서 '하겠다'고 하고 현장에 갔는데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여기구나', '여기 있으니 행복하구나'했다. 역할에 비중에 크고 작은 것을 떠나서 연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좋았던 거 같다"고 속마음을 고백했다. 특히 과거 전성기 때와는 달리 현장이 '늘' 즐겁다고 했다. 마음가짐이 달라진 덕이었다.
고주원은 3년의 공백기에 대해 "슬럼프와 공백기가 복합적으로 있던 시기다. 그때 많은 생각을 했던 거 같다. '그만둬야 하나'가 아니라 '이렇게 그만둘 수 있겠구나' 싶었다. 찾아주지 않으면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지 않나. 불안감도 있었다. 또 한편으로는 이 시간을 가만히 보내면 안되겠고 뭐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바빠서 못갔던 여행이나 여러 운동, 책도 읽고 공부도 했다. 그런 것들도 그 시기 안에 했었다. 관계자 분들과의 만남도 가졌다. 그런 시간들도 지냈던 거 같다. 3년이라는 시간이 짧으면 짧고 길다면 긴데 많은 감정이 오가고 다운됐다가도 업시키기도 했다. '언젠가 현장으로 갈거야'라는 생각으로 버틴 거 같다"고 했다.
'주인공만 해야지'라는 생각이 고주원의 공백기를 만든 것은 아니었다. 고주원은 "주인공만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공백기를 가진 것은 아니었다. 타이밍이 안 맞았던 거 같다. 작품과 회사에서 타이밍이 안맞았던 것도 있다. 그런 것들이 섞이면서 그런 상황이 온 거 같다. 주인공에 대한 마음은 없다. 주인공을 하면 부담만 많이 된다"고 말하며 웃었다.
고주원은 공백기 동안 선후배들이 출연하는 작품을 멀리했단다.
"오히려 못보겠더라. TV를 보면 다 아는 사람들이라 처음에는 쉽지가 않았다. 그런데 저도 모르게 내려놓는 시기가 찾아와서 동료 배우들 것도 보기도 했다. (조)정석이 형이나 정우 형이 나오는 것들을 보면서 그 형들이 또 다음 작품에서 좋은 작품을 만나서 연기하는 모습들을 보는 것이 좋은 에너지였던 거 같다. 나도 열심히 해서 좋은 역할과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사람이 돼서 준비하면 그들과 현장에서 만나는 때가 오지 않을까 싶었다. 그분들 작품을 즐겨 봤다."
자연스럽게 함께 브라운관을 누볐던 배우들과의 연락도 뜸해졌다. 고주원은 "맨처음 1년에는 '해봐'라고 하는데 1년이 넘어가면 그런 말을 안한다. 같은 현장에 있고 아무리 친해도 일적인 것으로 교류를 하는 사람이다 보니 만나자고 얘기하는 것도 못하겠고, 만나서 결국 그 얘기가 나오면 이게 성격적으로도 그걸 잘 받아들이고 넘겨야 하는데 그걸 못하는 성격이다. 제가 거미랑 친구다. 이제는 형수님이 됐다. 그렇게 우연찮게 정석이 형이랑 만나서 '잘 보고 있다'고 했다. 오랜만에 만나서 반갑다고 하면서 오랜만에 만나서 그런 얘기를 듣는데 너무 좋은 거다. 그게 감사했다. 그게 바로 동료인 거 같다. 매일 만나는 케이스도 있지만, 작품 때나 먼발치에서 보고 알다가 우연찮게 만났는데 그 사람이 날 보고 있었고, 나에 대한 관심이 있었다는 것을 알면 동기부여도 되고 힘이 된다"고 밝혔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난 '이인좌'는 고주원이 그동안 보여줬던 이미지와는 상반된 인물이었다. 극중에서는 악역으로 그려졌고, 거친 느낌도 있었다. 고주원은 "이런 무거운 연기를 해보고 싶었다. 대부분 이미지 캐스팅을 하시고 기존 이미지의 연속성을 보고 캐스팅을 하시는데 작가님도 그렇고 감독님도 그렇고 저의 어떤 모습을 보시고 이인좌를 맡기셨는지는 묻지 않았다. 그래도 뭘 보고 캐스팅을 하셨을 거 아닌가. 인터뷰 때 그동안 계속 그런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했었다. 해보니까 확실히 좋았다. 이인좌를 해보니. 현장에서도 즐겁게 연기했고, 지금까지 해왔던 배역과는 많이 다른 이미지인 캐릭터였는데 하면서 '낯설다'는 느낌보다는 '행복하다'였다. 이 역할을 할 수 있어서"라고 말했다.
고주원에게는 '해치' 속 이인좌가 도전의 발판이 된 셈이다. 자신을 지켜보는 관계자들에게 '이런 것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고주원은 ""그동안 맡았던 배역들은 '멜로'라는 목적이 있었는데 이인좌는 그게 없다 보니 몰입도가 커진 것 같기도 하다. 하나만 보면서 연기를 할 수 있었다. 현장에 군대 느낌도 있었다. 전우애의 느낌이 있었다. 서열이 형부터 동생까지가 있었다. 그런 것에서의 좋음이 있었다. 그전의 사극들은 다 멜로가 있었고 여배우와의 신이 많았기 때문에 현장 분위기가 달랐는데 남자 배우들만 있으니까 말하는 것도 편해지고 그런 것들이 연기할 때 도움이 된 거 같다. '형 이건 이렇게 해주면 안돼?'라고 하는 것 자체가 편했다. 서로가 잘 받아줘서 그런 거 같다"고 현장 분위기에 대해서도 귀띔했다.
이인좌로 새로운 캐릭터의 막을 연 고주원은 이제 새로운 배역으로도 대중들에게 인사하고 싶다고 했다. 지금의 꿈은 '편한 배우', 그리고 '유연한 배우'가 되는 것이란다. 그는 "최수종 선배님이 '대하사극을 꼭 만들어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꼭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사극 연기를 하면 느끼는 행복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가 가진 '연기자로서의 꿈'은 편안한 배우이자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 배우가 되는 것. 고주원은 "매순간 그 캐릭터를 잘 소화하는 배우가 가장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드라마를 잘 마친 그는 기존에 출연 중이던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연애의 맛' 시즌2로 다시 돌아온다. 앞서 다정한 모습을 보여줬던 김보미와 다시 만나 '커플'로서의 데이트를 이어갈 예정이다. 고주원은 "서로 호감이 있는 상황에서의 교감이다 보니 그럴 수 있겠다고(결혼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저도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실제로 가능하게 될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불가능할 거 같지는 않다"고 말하며 여지를 남겨뒀다.
'해치'는 천한 무수리의 몸에서 태어난 왕자 연잉군 이금이 열정 가득한 과거 준비생 박문수, 사헌부 열혈 다모 여지, 저잣거리의 떠오르는 왈패 달문과 함께 힘을 합쳐 대권을 쟁취하는 과정을 담은 드라마다. 정일우 외에도 권율, 고아라 등이 출연했다. 자체 최고 시청률은 32회가 기록했던 8.4%(닐슨코리아, 전국기준)다.
고주원은 '해치'를 마친 후 출연 중이던 예능 프로그램 '연애의 맛 시즌2'를 통해 돌아온다. 고주원과 김보미 커플의 이야기는 9일 첫 방송을 통해 다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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