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천국' 두산 베어스의 4선발이 KIA 타이거즈의 '에이스'보다 강했다. 이영하(22)가 양현종(31)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이영하는 시즌 최고투를 펼쳤다. 이영하는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2019시즌 KBO리그 홈 경기에 선발등판, 8이닝 동안 3안타 무실점으로 쾌투를 펼쳤다.
시즌 5번째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한 이영하가 8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건 지난달 14일 LG전 이후 시즌 두 번째다.
이영하는 프로 데뷔 첫 완봉승을 아쉽게 놓쳤다. 1-0으로 앞선 9회 초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선두 이명기에게 볼넷을 내준 뒤 이형범과 교체됐다. 이미 114개의 공을 던져 지난해 8월 16일 잠실 히어로즈전 개인 최다 투구수(102개)를 훌쩍 뛰어넘은 탓에 더 욕심낼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하지만 시즌 7번째 선발등판에서 5승을 챙긴 이영하는 김광현(SK 와이번스) 이형범(두산) 채드벨(한화 이글스)와 함께 다승 공동 2위로 뛰어올랐다. 다승 선두 린드블럼(두산)에 1승차로 다가섰다.
경기가 끝난 뒤 이영하는 "투수 코치님이 힘이 남았냐고 물어보시고 끝까지 배려해주셔서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갔다. 완봉 욕심이 있었지만 선두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낸 것이 아쉽다. 이날은 흥련이 형의 좋은 리드 속에 공격적인 피칭이 주효했다"고 전했다.
이날 KIA에선 '에이스'가 출격했다. 주인공은 양현종이었다. 컨디션은 무척 좋았다. 2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오매불망 기다리던 시즌 첫 승을 신고하면서 심리적 불안감도 떨쳐냈다. '에이스 본색'을 드러냈다. 양현종도 시즌 최고투를 펼쳤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7이닝 동안 1실점밖에 하지 않았다. 7회 말 1사 1, 2루 상황에서 허경민에게 결승 적시타를 허용한 것이 '옥에 티'였을 뿐 6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영하에게 판정패했다. 양현종은 KIA 타선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하면서 0대1 패배로 자존심을 구겼다.
희비가 엇갈린 양팀 투수의 모습은 마치 올 시즌 팀 전력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듯했다. '선발 천국'인 두산은 4선발도 강력함을 뿜어냈다. SK와 선두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원동력이 클러치 상황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는 모습이다. 잠실=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