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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동호회·취미 : 아메리칸 비이클 오너스] 사이즈·파워·디자인에 매료…"뮤비·CF 출연은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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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영화나 미국 드라마를 보다보면 어김없이 픽업트럭들이 등장한다.

픽업트럭은 뚜껑이 없는 적재함을 둔 차종을 의미하는데 비포장도로를 질주하는 모습을 보면 한 마리의 야생마를 연상시킨다.

일부에서 픽업트럭을 가리켜 '터프가이들의 소울', '카우보이의 자존심'이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도 '픽업트럭의 세계'에 빠진 이들이 있다. 바로 '아메리칸 비이클 오너스' 동호회 회원들.

이들로부터 픽업트럭의 묘미와 이야기들을 들어봤다.





▶사이즈·파워·디자인에 매료…뮤비·CF 등에 섭외되기도

픽업트럭은 미국인들의 자긍심이 반영된 차종이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해 8월 미국 백악관 앞마당에 미국산 제품들이 대거 전시됐을 때, 포드사의 F-150 픽업트럭이 품목에 포함됐다.

당시 중국·유럽 등과 전방위적인 무역전쟁을 벌이던 트럼프 행정부가 '메이드인 아메리카'를 과시하고자 행사를 연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조지 W 부시 전 미국대통령은 재직기간 휴가 때마다 텍사스주에 있는 자신의 목장에서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직접 픽업트럭을 운전하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되기도 했다.

이처럼 픽업트럭은 미국인들의 '소울'이 담긴 산물이다.

주요 자동차 생산국인 우리나라도 픽업트럭을 생산하고 있지만, 미국산과 비교하면 사이즈가 작다.

예를들어 국내업체인 쌍용차의 렉스턴 스포츠모델은 전장이 5095㎜, 전폭 1950㎜, 전고 1840㎜인데 반해 포드 F-150의 3.5 에코 부스트의 경우 각각 5788㎜, 전폭 2029㎜, 전고 1907㎜로 크기의 차이를 보인다. 실내 공간 역시 F-150이 압도적으로 넓지만, 공차 중량은 두 차량 모두 약 2톤으로 비슷하다. 신차기준 가격은 렉스턴 스포츠 약 2300만~3200만원, 포드 F-150 3.5 에코 부스트 약 7000만원(현지 판매가격)이다.

엔진 마력 수는 렉스턴 스포츠의 경우 181마력, 포드 F-150의 3.5 에코 부스트는 375마력으로, '아메리칸 비이클 오너스' 회원들이 미국 픽업트럭의 매력에 빠진 이유 중 하나가 된다.

동호회를 이끌고 있는 김지민씨(자동차수입업)는 "국산차로는 만족할 수 없는 사이즈와 파워 때문에 미국산 픽업트럭을 구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회원들은 "미국산 픽업트럭의 경우 적재함이 크기 때문에 물건 운반이나 캠핑 도구 등을 싣는데 있어 활용도가 더 뛰어나다"고 전했다.

이밖에 '매력적인 디자인', '차체의 안전성' 등도 미국산 픽업트럭을 구입하게 된 이유로 꼽힌다.

이로인해 간혹 국내에서 촬영되는 뮤직비디오, CF, 영화 등에 섭외되기도 한다.





▶차량가격 5000만~1억원대…주차·세차땐 불편함 겪어

만들어진 지 2년여 된 동호회 '아메리칸 비이클 오너스'의 가입인원은 약 1800명으로 대부분이 남성회원이며, 주 연령층은 40~50대이다.

이들은 한 달에 한차례 정도 정기 및 번개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회원들이 모여 정비 및 차량 관리 노하우 등을 공유하는데, 모임 시간은 짧게 하지만 알찬 만남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동호회원들이 주로 소유하고 있는 차량은 포드 F시리즈, 닷지 램 픽업, 쉐보레 실버라도 등이며, 일부는 일본 픽업트럭인 토요타 툰드라를 운행하기도 한다.

차량은 대부분 중고차인데 미국 등 해외 딜러를 통해 병행 수입으로 구입하고 있다.

직접 차량을 볼 수 없는 회원들은 상태를 어떻게 확인할까.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미국내 사고 보험 조회 사이트를 통해 사고 유무와 정비 내역, 이전 오너의 이력 등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국내 다른 조회서비스보다 훨씬 높은 신뢰도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조회 금액이 1건당 39.99달러(약 4만7000원)로 높은 편이다.

수입되는 중고 픽업트럭의 가격은 차종과 상태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대략 5000만~1억원대에 형성돼 있다.

수입기간은 대략 2개월 정도 소요되며 탁송비는 미국 출발기준 약 230여만원이다.

유지비는 어떨까.

픽업트럭은 화물차로 분류돼 1년 세금이 약 2만8500원이지만 사업자는 부가세 환급이 가능해 연간 1000만원까지 비용처리가 가능하다.

다만 연료비는 국산에 비해 1.5~2배 정도 더 들어간다. 국산차와 달리 수입 픽업트럭 대부분이 휘발유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1년에 2만㎞를 주행한다고 가정했을 때, 렉스턴스포츠(연비 약 10㎞/ℓ)는 경유 ℓ당 1350원으로 계산하면 연간 270만원인 반면 수입 픽업(연비 약 6㎞/ℓ)은 휘발유 ℓ당1550원으로 계산했을 때 대략 516만원이 소요된다. 약 246만원의 연료비가 더 들어가는 셈이다. 차량에 연료를 가득 채웠을 경우(최근 휘발유 가격 기준) 대략 17만~18만원 가량이 든다.

차량 보험료는 차량가액과 운전자 나이, 사고 요율에 따라 정해지므로 산정이 제각각이다.

소모품인 엔진오일 및 필터 교체 비용은 국산과 수입 모두 큰 차이가 없다.

부품 역시 미국 픽업트럭의 경우 온라인 주문이 가능하며, 협력 정비업체에서 국산차와 비슷한 수준에서 교체 및 수리가 가능하다고 회원들은 귀띔한다.

아울러 동호회원들은 차량에 대한 정보를 서로 공유하며, 최소 비용으로 수리 및 교환 등이 이뤄지도록 정비업체를 소개하거나 직접 고쳐주기도 한다.

수입 트럭을 운행하면서 어려운 점은 주차와 세차 등을 꼽을 수 있다.

김 대표는 "차체가 크다보니 한적한 곳에 주차를 하거나 공간이 넓은 곳을 찾아 다니기도 한다"며 "또한 자동세차장은 차량이 진입할 수 없어 손세차를 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어 김 대표는 "미국차는 과거 안좋은 이미지에서 벗어나, 현재는 다양한 옵션과 기능을 탑재해 편의성과 가성비가 우수하다"며 "운전하는 재미와 레저 활동에도 여러 장점들이 있기에 픽업트럭 소유를 희망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