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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KT-삼성 원정 6연전, 갈림길에 선 롯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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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부터 꼬인걸까.

롯데 자이언츠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NC 다이노스전에서 5연패를 끊으면서 반전의 불씨를 살리는 듯 했으나, 이후 또다시 5연패를 당하면서 추락했다. 6일 현재 12승23패, 선두 SK 와이번스(24승11패·12경기차)는 고사하고 5위 키움 히어로즈(22승15패)와의 격차가 9경기로 벌어진 상태다. 이제는 최하위 KT 위즈(11승26패·2경기차)와 경쟁을 벌여야 할 처지다.

▶패배에 젖은 더그아웃, 리더도 실종

롯데의 급추락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게 민병헌 이탈이다. 4할대 타율을 자랑하던 민병헌은 지난달 4일 인천 SK전에서 타격 중 사구를 맞고 손가락 골절로 이탈했다. 이후 롯데는 24경기서 단 7승(17패)에 그쳤다. 높은 출루율을 앞세워 찬스 연결고리 역할을 하던 그가 빠지면서 타선이 전체적으로 침체됐다는 것이다.

롯데는 민병헌 이탈 뒤 2연승과 3연승을 각각 1차례씩 거뒀을 뿐, 5연패만 두 차례 당했고, 4연패도 1차례였다. 역전승은 단 두 차례에 불과한 반면, 10차례나 역전패를 허용했다. 어렵게 분위기를 살린 뒤 속절없이 무너지는 승부가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더그아웃의 리더도 보이지 않는다. 주장 손아섭과 베테랑 이대호, 전준우가 고군분투하고 있으나, 역부족이다. 이들마저도 거듭되는 팀 부진 속에서 제 몫을 해주지 못하면서 부담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투-타 부문에서 중용되고 있는 신예, 백업 선수들은 경험 부족을 드러내고 있다. 핵심 선수들의 부진, 경험이 부족한 새 얼굴들의 자신감 부재가 결국 매 경기 침체된 분위기를 끌어 올리지 못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민병헌 복귀 이전 근본적 해답 찾아야

부진의 원인으로 꼽혔던 민병헌 복귀가 반전의 실마리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시즌 초반 증명된 기량 뿐만 아니라 특유의 활발한 성격 역시 고전을 거듭하면서 침체된 더그아웃 분위기를 살릴 것이라는 전망. 그러나 최근의 경기 내용, 분위기를 보면 민병헌 복귀를 만병통치약으로 꼽긴 어렵다. 실제 민병헌이 복귀한다고 해도 부상 이전의 타격감을 발휘한다는 보장이 없다.

선수단 변화도 쉽지 않은게 롯데의 현실. 송승준, 채태인, 이병규 등 베테랑들이 줄줄이 이탈한 상태다. 롯데 양상문 감독은 백업 활용이라는 고육지책을 쓰고 있다. 그나마 효과가 가장 좋았다. 지난달 말 2군에서 콜업한 신예 고승민이 2일 NC 다이노스전 동점 3루타를 치는 등 좋은 타격감을 선보이고 있다. 허 일, 오윤석, 강로한 등 그동안 빛을 보지 못했던 백업 자원들도 베테랑의 빈자리를 메워주고 있다.

변화를 줄 요소들도 존재한다. 양 감독은 최근 마무리 투수 손승락을 1군으로 콜업시킨데 이어, 2군에서 재정비 중이었던 투수 서준원과 부상 공백을 털어낸 박진형의 1군 복귀 시기도 조율 중이다. 부상 재활 중인 내야수 채태인도 제 컨디션을 찾으면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송승준, 문규현 등 베테랑 선수들의 합류 및 더그아웃에서의 역할도 고민해 볼 만하다.

▶벼랑 끝 원정 6연전, 위기의 롯데

7일부터 시작될 원정 6연전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롯데는 7~9일 수원에서 KT전을 치른 뒤, 10~12일 대구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주말 3연전을 갖는다. 전력이나 흐름 면에서 큰 차이가 없는 두 팀과의 맞대결은 그간 처진 분위기를 바꿀 절호의 기회다.

그러나 롯데를 바라보는 KT, 삼성의 눈길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두 팀 모두 올 시즌 롯데와의 첫 맞대결에서 '위닝시리즈'를 만든 추억을 안고 있다. 탈꼴찌를 바라는 KT나 상승동력이 필요한 섬성 모두 롯데와의 맞대결을 반전 기회로 삼고자 하는 눈치다.

지난해부터 삼성만 만나지면 작아졌던 롯데가 달라질지도 불분명하다. 롯데는 지난해 삼성에 4승12패로 절대 열세였다. 올 시즌 안방에서 위닝시리즈를 헌납한 것 뿐만 아니라 4대23 대패의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대구 원정길도 반갑지 않은게 사실이다. 지난해 롯데는 대구에서 삼성에 1승4패로 밀렸다.

초반 치고는 차이가 너무 벌어졌다. 5월 첫 주엔 무승에 그쳤다. 더 이상 밀리면 끝이라는 절박함이 롯데 안팎을 휘감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