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부터 꼬인걸까.
롯데 자이언츠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NC 다이노스전에서 5연패를 끊으면서 반전의 불씨를 살리는 듯 했으나, 이후 또다시 5연패를 당하면서 추락했다. 6일 현재 12승23패, 선두 SK 와이번즈(24승11패·12경기차)는 고사하고 5위 키움 히어로즈(22승15패)와의 격차가 9경기로 벌어진 상태다. 이제는 최하위 KT 위즈(11승26패·2경기차)와 경쟁을 벌여야 할 처지다.
부진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게 민병헌의 부상 이탈이다. 4할대 타율로 리드오프 자리를 책임지던 민병헌이 부상으로 이탈한 지난 4일 이후 롯데는 24경기서 단 7승(17패)에 그쳤다. 2연승과 3연승을 각각 1차례씩 거뒀을 뿐, 5연패만 두 차례 당했고, 4연패도 1차례였다. 역전승은 단 두 차례에 불과한 반면, 10차례나 역전패를 허용했다. 어렵게 분위기를 살린 뒤 속절없이 무너지는 승부가 계속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더그아웃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리더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장 손아섭과 베테랑 이대호, 전준우가 고군분투하고 있으나, 역부족이다. 이들마저도 거듭되는 팀 부진 속에서 제 몫을 해주지 못하면서 부담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투-타 부문에서 중용되고 있는 신예, 백업 선수들은 경험 부족을 드러내고 있다. 핵심 선수들의 부진, 경험이 부족한 새 얼굴들의 자신감 부재가 결국 매 경기 침체된 분위기를 끌어 올리지 못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일각에선 민병헌의 복귀를 기점으로 롯데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내비치고 있다. 시즌 초반 증명된 기량이라면 타선-수비 합류시 그동안의 불안감을 해소해 줄 가능성은 있다. 특유의 활발한 성격 역시 고전을 거듭하면서 침체된 더그아웃 분위기를 살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가볍지 않은 부상 이후 컨디션, 타격감을 끌어 올리는데 상당한 시간이 요구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당장의 활약을 크게 기대하기엔 무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결국 민병헌 복귀에 앞서 분위기를 바꿀 만한 새로운 방법을 찾는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 최근 가장 효과가 좋았던 것은 백업 자원 활약이었다. 롯데 양상문 감독은 지난달 말 2군에서 좋은 기량을 보여준 신인 내야수 고승민을 1군 콜업했다. 고승민은 지난 2일 사직 NC 다이노스전에서 동점 3루타를 치는 등 5경기서 좋은 타격감을 선보이면서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양 감독은 최근 마무리 투수 손승락을 1군으로 콜업시킨데 이어, 2군에서 재정비 중이었던 투수 서준원과 부상 공백을 털어낸 박진형의 1군 복귀 시기도 조율 중이다. 부상 재활 중인 내야수 채태인도 타격 뿐만 아니라 1루 수비 부담을 덜어줄 자원으로 꼽힌다.
초반 치고는 차이가 너무 벌어졌다. 반전의 실마리를 찾아야 할 롯데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