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된 가수 겸 배우 박유천이 검찰에 송치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3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박유천을 수원지검에 구속송치했다. 박유천은 이날 오전 9시 59분 수감돼 있던 수원 남부경찰서를 나와 취재진 앞에 섰다. 초췌한 모습으로 나타난 그는 "거짓말을 하게 돼서 많은 분들께 죄송하다. 깊이 반성하고 있다. 벌 받아야 할 부분은 잘 벌 받고 반성하며 살겠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속 이후 심경 변화가 생긴 것인가' '황하나와의 진술이 엇갈리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호송 차량에 올라탔다.
박유천은 전 여자친구이자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인 황하나가 4월 4일 구속된 뒤 자신을 마약공범으로 지목한데 대해 같은달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결백을 주장했다. 눈물까지 글썽이며 "결코 마약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모습에 대중의 마음도 흔들렸다. 그러나 경찰은 박유천과 함께 마약을 투약한 날짜와 관련한 황하나의 진술과 통신수사를 통해 드러난 박유천의 당시 동선이 대부분 일치하고, 두 사람이 결별 후에도 서로의 자택에 드나든 사실을 확인했다.
또 박유천이 올해 초 마약 판매상의 계좌에 40만원을 입금하고 특정 장소에서 마약으로 추정되는 물건을 찾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도 확보했다. 이에 경찰은 황하나의 진술에 신뢰성이 있다고 판단, 4월 16일 박유천의 경기도 하남 소재 자택과 차량 2대,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했다. 또 박유천으로부터 모발과 소변 등을 제출받아 마약 간이검사를 진행하는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검사를 요청했다. 간이검사 결과는 음성이었으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검사 결과 박유천의 다리털에서 필로폰에 대한 양성반응이 검출됐다. 경찰은 이 결과를 토대로 4월 23일 박유천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박유천은 꾸준히 결백을 주장했다. 그는 "황하나의 부탁으로 누구 것인지 모르는 계좌에 돈을 입금했을 뿐 마약은 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체모 대부분을 제모한 것에 대해서도 "과거 왕성한 활동을 할 때도 정기적으로 제모했다"고 해명했고, 경찰이 확보한 CCTV 영상 속 자신의 손등에 주사바늘 자국과 멍 자국이 발견된 것에 대해서도 "손은 과거에 다친 것으로 마약과 관련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메스 버그' 의혹이 야기된 상처투성이 다리 사진에 대해서도 '대상포진'이라는 변명을 했다.
그러나 수원지방법원은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4월 26일 박유천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구속 된 이후 박유천은 심경에 변화를 일으켰다. 그는 "갇힌 상태에서 가족을 만나는 것이 힘들다"며 '어떻게 하면 빨리 풀려날 수 있냐'고 변호사에게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구속 3일 만인 4월 29일 박유천은 마약 투약 및 구매 혐의를 대부분 인정했다.
박유천은 올해 2~3월 황하나와 함께 3차례에 걸쳐 필로폰 1.5g을 구매해 이중 일부를 6차례에 걸쳐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해 여름에는 당시 거주했던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혼자 1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도 받는다. 다만 박유천이 혼자 필로폰을 투약한 시점은 특정되지 않았다. 박유천은 황하나로부터 필로폰을 건네받았고, 호기심에 투약을 하게 됐다며 "나 자신을 내려놓기 두려웠다. 인정할 건 인정하고 사죄할 건 사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결국 박유천은 눈물의 기자회견 후 23일 만에 검찰로 넘겨졌다. 경찰은 황하나에게 마약을 건넨 일반인 지인, 마약 판매상 등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검찰은 박유천과 황하나가 투약 경위를 서로의 책임으로 미루고 있고, 투약횟수 또한 박유천은 7회, 황하나는 3회를 주장하고 있어 둘의 대질심문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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