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방탄소년단이 또 한번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방탄소년단은 2일(한국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2019 빌보드 뮤직 어워드(이하 2019 BBMA)'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와 '톱 듀오/그룹' 부문 수상에 성공했다. 한국 가수가 'BBMA'에서 2관왕을 차지한 것도, 본상 수상에 성공한 것도, 'BBMA' 시상 부문 중에서도 가장 화제성이 높은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을 3년 연속 수상한 것도 모두 방탄소년단이 처음이다. 앞서 2013년 싸이가 'BBMA'에서 '강남스타일'로 '톱 스트리밍 송' 비디오 부문상을 받은 적 있지만, 메인 부문 수상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방탄소년단의 '2019 BBMA' 2관왕은 단순한 기록 깨기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방탄소년단은 '토종 한국 가수'다. 방탄소년단에는 외국인 멤버는 물론 해외 유학파 한 명 조차 섞여있지 않다. 진은 경기도 과천, 뷔와 슈가는 대구, 제이홉은 광주, RM은 경기도 일산, 정국과 지민은 부산 출신이다. 이들의 주 활동 무대도 대한민국이고, 발표한 앨범 또한 모두 한국어로 되어있다. 그런데 한국 가수가, 한국어로 된 앨범으로 미국 3대 가요 시상식 중 하나인 'BBMA'에서 본상을 포함한 2관왕에 올랐다는 건 언어의 장벽을 넘어 전세계가 방탄소년단의 음악성과 영향력을 인정했다는 방증이다.
강명석 대중음악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은 'SNL'로 이번 앨범 활동 시작을 했다. 미국 가수들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SNL' 무대에 섰다는 것 자체가 미국 음악시장의 핵심에 접근했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것"이라고 평했다. 이어 "수상 결과와 관계없이 방탄소년단은 많은 걸 바꾼 팀이다. 증명할 필요가 없는 팀이다. 방탄소년단을 빌보드가 따라오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보이밴드에 속하는 팀이고 아시아 가수다. 이제 조금씩 미국에서 프로모션을 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자기들의 방식과 태도로 빌보드 본상을 받았다는 것 자체가 전세계 음악시장에 큰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분석했다.
세계는 방탄소년단과 아미(방탄소년단 팬클럽)의 관계에도 주목하고 있다. 방탄소년단과 아미는 유달리 끈끈한 유대감으로 뭉쳐있다. 방탄소년단은 '학교 3부작', '러브 유어셀프(LOVE YOURSELF)' 시리즈, '맵 오브 더 소울(MAP OF THE SOUL)' 시리즈 등을 통해 팬들에게 자신들이 당면하고 있는 고민과 문제, 갈등과 성장을 솔직하게 전달한다. 아미는 그런 방탄소년단의 이야기 하나하나에 귀를 기울이며 한마음 한뜻으로 그들의 성공과 안녕을 응원한다. 여기에 SNS를 적극 활용하는 신개념 소통법까지 더해지며 방탄소년단과 아미는 무한확장을 반복하고 있다. 이에 'BBMA' 측은 지난해 방탄소년단의 '페이크 러브(FAKE LOVE)' 첫 컴백 무대를 내보내며 멤버들의 모습보다 열광하는 아미의 모습을 더 많이 비추는 기행을 보이기도 했다. 어쨌든 방탄소년단 자체보다 이들이 불러온 '아미 신드롬'에 대한 호기심이 강했다는 것만은 사실이다.
하지만 '페이크 러브' 무대 이후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세계는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영향력을 전해주는 방탄소년단과 아미의 결속력에 한번 놀랐다가 방탄소년단의 음악과 인성, 일거수일투족에 빠져들기 시작한 분위기다. 실제로 이번 '2019 BBMA'에서 방탄소년단의 위상은 완전히 달려졌다. 방탄소년단과 할시의 '작은 것들을 위한 시' 컬래버레이션 무대는 15개 공연 중 14번째로 배치됐다. 국내 음악 프로그램으로 치자면 엔딩급이다. 지난해보다 "BTS"를 외치는 함성은 더욱 커졌고, 한글 플래카드도 눈에 띄었다. 관객들은 아예 전원 기립해 눈물까지 흘리며 노래를 따라 불렀다.
'2019 BBMA'도 이번에는 객석보다 방탄소년단의 모습을 더 많이 비췄다. 또 시상식 맨 앞자리에서 다른 가수들의 무대를 관람하는 멤버들의 모습도 수시로 카메라에 담으며 방탄소년단 자체를 글로벌 톱 아티스트로 인정했다는 것을 보여줬다.
3년 연속 '톱 소셜 아티스트'상을 받은데 대해 방탄소년단은 "우리가 해냈다. 우리를 또 다시 이 자리에 올려줘서 고맙다"고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톱 듀오/그룹' 수상 후에도 RM은 "땡큐 아미"를 외쳤다. 이어 "이 무대에서 이렇게 훌륭한 아티스트와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이 모든 것들은 우리가 함께 나눈 사소한 것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방탄소년단과 아미의 파워가 대단하다. 우리는 아직도 6년 전과 같은 소년들이다.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꿈을 꾸고 있다. 모두 사랑한다"고 밝혔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AP, 로이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