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지난 30일 잠실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이제는 선발진이 어느 정도 꾸려지는 것 같아 다행"이라며 이대은을 언급했다.
이대은은 미국과 일본 야구를 거쳐 올해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1순위로 KT의 지명을 받아 데뷔했다. 해외 야구를 풍부하게 경험한 만큼 KT 마운드 전력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이대은은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7년 동안 통산 40승37패, 평균자책 4.08을 기록했고,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에서는 시즌 9승을 따내기도 했다. 2016년말 귀국해서는 경찰야구단에 입대해 지난해까지 2년간 던지면서 국내 야구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퓨처스(2군) 북부리그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르며 한껏 주목을 받았다. 2차 1라운드 1순위 지명권을 가진 KT의 선택은 당연히 이대은이었다.
그러나 이대은은 시즌 초 1군 무대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 3월 26일 데뷔전에서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5이닝 동안 7안타를 맞고 7실점하더니 4월 2일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4이닝 8안타 7실점으로 또다시 난조를 보였다. 이후 2경기 연속 선발로 나섰지만, 5회를 채우지 못하고 결국 지난 14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데다 손톱 부상까지 입은 것이다.
하지만 이대은은 복귀전이었던 지난 28일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몰라보게 달라진 피칭으로 이 감독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비록 패전투수가 됐지만, 7이닝 4안타 1실점으로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를 올리며 선발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이 감독은 이대은이 달라진 점에 대해 "한 번 더 지켜봐야겠지만 구위가 확실히 좋아진 것 같다. 특히 변화구 제구력이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기술적인 부분도 언급했다. 포크볼과 커브를 잡는 그립의 변화, 투구할 때 축이 되는 오른쪽 발의 위치 변화라고 했다.
이 감독은 "포크볼을 던질 때 손가락을 더 벌려 잡으니까 떨어지는 각도가 커졌다. 커브도 마찬가지로 더그아웃에서 봤을 때 떨어지는 폭이 크더라"면서 "투구판을 밟는 방향도 달라졌다. 딛는 힘을 더 크게 하기 위함인데, 여기에 오기 전 밟았던 방식을 다시 찾은 모양"이라고 설명했다. 이대은은 발 앞부분과 뒷부분을 각각 투구판의 앞쪽과 뒷쪽에 걸치게 대각선 형태로 밟는다고 한다.
무엇보다 심리적인 측면에서 자신감이 생겼을 것이란 게 이 감독의 기대감이다. 이 감독은 "당시 SK전에서는 교체 시점에 대한 나의 패착이었다"면서 "승패를 떠나 스스로 자신감을 얻은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5선발 체제가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고 했다.
이 감독은 이대은이 정상 궤도에 오르면서 KT는 윌리엄 쿠에바스, 이대은, 금민철, 라울 알칸타라, 김 민으로 이어지는 5인 로테이션을 안정적으로 가동할 수 있게 된 점을 강조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