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가수 겸 배우 박유천과 전 약혼녀 황하나의 마약 책임 공방 2차전이 시작됐다.
경찰에 따르면 박유천은 29일 "나 자신을 내려놓기 두려웠다"면서 "인정할 건 인정하고 사죄할 건 사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말로 마약 투약 혐의를 인정했다. 지난 10일 자신에게 제기된 마약 혐의에 대해 무죄를 소명하는 눈물의 기자회견을 가진지 19일만이다. 경찰은 박유천의 추가 마약 투약 등 여죄를 조사한 뒤 주중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날 박유천이 "황하나와 다시 만나기 시작하면서 마약을 하게 됐다"고 주장함에 따라 새로운 논란거리가 떠올랐다. 이번엔 박유천이 마약 투약의 책임을 황하나에게 미룬 것. 헤어진 약혼자이자 전(前) 연인이지만, 그야말로 거울처럼 닮은꼴 커플이다.
앞서 황하나는 마약 혐의로 검거된 직후 '연예인 A'로 지칭된 박유천을 향한 수사를 유도했다. 황하나는 "A의 권유로 마약을 다시 시작했다. 내가 잠든 사이 A가 내게 마약을 투약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황하나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 박유천에 대한 장기간의 내사와 압수수색, 소환 조사로 그를 옥죄어갔다.
궁지에 몰린 박유천은 수차례의 머리 염색과 신체 제모로 위기를 모면하고자 했지만, 결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검사에서 덜미를 잡혔다. 국과수는 박유천의 다리털에서 필로폰을 검출했고, 경찰은 이를 토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해 마침내 26일 박유천을 구속했다. 이날 경찰 조사는 박유천이 구속된 이후 두번째 조사였다.
박유천은 앞서 마약 구매 정황이 포착된 뒤에도 '시키는대로 했을 뿐'이라며 이를 황하나의 책임으로 미룬데 이어, 필로폰 검출 직후에도 결백을 호소하며 "마약을 하지 않았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 어떻게 필로폰이 체내에 들어갔는지 살펴보고 있다"며 황하나의 '잠든 사이 투약'과 흡사한 주장을 펼친 바 있다. 이번엔 마약 투약 동기로 황하나를 지목한 것.
박유천과 황하나는 한때 결혼을 앞둔 사이였다. 2017년 4월 두 사람의 열애 사실이 공개됐고, 이해 9월 결혼식까지 예정되어있었다. 하지만 이들의 결혼식은 두 차례 연기됐고, 결국 2018년 5월 파혼했다. 박유천은 앞서 기자회견 당시 "황하나를 향한 측은함과 미안함이 있었다. 헤어진 후에도 불쑥 연락하거나 집으로 찾아와 하소연하면 매번 사과하고 마음을 달래주려 했다"며 두 사람의 관계가 결별 후에도 지속됐다고 밝혔다.
박유천과 황하나가 함께 마약을 투약한 시기는 올해 2~3월에 걸친 시기다. 박유천은 마약 판매상의 것으로 의심되는 계좌에 수십만원을 입금한 정황, 특정 장소에서 황하나와 함께 마약으로 추정되는 영상을 찾는 모습이 담긴 CCTV가 포착돼 덜미를 잡혔다.
박유천은 3차례에 걸쳐 필로폰 1.5g을 구매하고, 이중 일부를 5번에 걸쳐 황하나와 함께 투약한 혐의다. 1.5g의 필로폰은 한번에 최대 50명이 맞을 수 있는 막대한 양인만큼, 경찰은 이들이 투약한 것 이외의 필로폰의 향방에 대해서도 계속 조사중이다.
현재까지 밝혀진 사실은 두 사람이 결별 후에도 지속적인 만남을 가졌고, 그 과정에서 함께 마약을 투약했다는 것 뿐이다. 어느 쪽이 마약을 권했고, 구매 또는 공급했는지는 경찰의 추가 수사에서 밝혀질 일이다. 그 결과가 한쪽이 다른 쪽을 물들인 '근묵자흑(近墨者黑)'일지, 끼리끼리 논 결과인 '유유상종(類類相從)일지는 경찰 수사를 두고보면 알 일이다.
다만 박유천과 황하나가 '진실게임'에 여러모로 잘 어울리는 닮은꼴 커플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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