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범가너다.
부상에서 복귀한 뒤 호투를 이어가고 있는 LA 다저스 류현진이 5월 2일(이하 한국시각) 원정 오라클파크에서 상대하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선발투수는 매디슨 범가너(30)다. 류현진이 범가너와 선발 맞대결을 벌이는 것은 이번이 통산 9번째다. 올시즌에는 지난 3일 다저스타디움에서 맞붙어 류현진이 7이닝 6안타 2실점으로 6대5 승리를 이끌며 시즌 2승을 거뒀고, 범가너는 6이닝 5안타 5실점으로 패전을 안았다.
류현진이 왼쪽 사타구니 부상으로 11일 동안 부상자 명단에 올라 로테이션 순서가 흐트러졌음에도 또다시 범가너를 만났으니, 운명적인 '맞수'라고 해야 맞을 것 같다. 범가너는 올시즌 개막전을 포함해 자신의 선발 순서를 꾸준히 지키고 있다.
범가너는 류현진이 2013년 4월 3일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를 때 상대 선발이었다. 둘 간 질긴 인연이 시작된 당시 류현진은 6⅓이닝 10안타 3실점으로 패전을 안았고, 범가너는 8이닝 2안타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그해 6월 5일 두 번째 만난 경기에서는 류현진이 6⅔이닝 8안타 1실점, 범가너는 7이닝 5안타 3실점을 각각 기록했다.
두 선수는 2014년과 2017년 2차례씩 맞대결을 벌였고, 지난해도 9월 29일 샌프란시스코 홈에서 만나 류현진이 6이닝 4안타 1실점으로 승리, 범가너는 6이닝 동안 7안타 3실점로 패전을 안았다. 통산 8번째 맞대결 성적은 류현진이 3승3패, 평균자책점 2.13, 범가너가 3승4패, 평균자책점 1.36이다.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뜨거운 투수전을 주고받았다.
그러나 올시즌 활약상은 류현진이 앞선다. 류현진은 지난 27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를 상대로 7이닝 8안타 2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3승째를 거뒀다. 볼넷은 하나도 내주지 않고 삼진 10개를 잡아내는 위력적인 투구로 건재를 과시했다. 시즌 5경기에서 3승1패, 평균자책점 2.96. 특히 류현진은 올해 삼진 33개를 잡은 반면 볼넷은 2개 밖에 내주지 않았다. 완벽한 제구력과 공격적인 투구가 돋보인다.
반면 범가너는 올시즌 6경기에서 1승4패, 평균자책점 4.30으로 부진한 편이다. 지난 27일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5⅔이닝 동안 11안타를 얻어맞고 5실점해 패전투수가 됐다. 범가너는 2016년 34경기에서 15승9패, 평균자책점 2.74로 정점을 찍은 뒤 2016년과 2017년 각각 어깨 부상과 손바닥 골절상을 입어 하락세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다가 최근 두 차례 맞대결에서 류현진이 범가너보다 나은 피칭을 한 것도 긍정적이다.
샌프란시스코 타선이 약하다는 점 역시 류현진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대목이다. 샌프란시스코는 내셔널리그에서 팀타율(0.210) 14위, 팀홈런(24개) 13위, 팀득점(90점) 13위 등 허약한 공격력 탓에 서부지구에서 최하위(11승17패)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다저스 공격력은 팀타율(0.258) 6위, 팀홈런(49) 2위, 팀득점(162) 1위로 리그 최강이다. 28일엔 피츠버그를 7대6으로 꺾고 4연승을 달리며 지구 선두(19승11패)를 지켰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