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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분석]KIA 5회 빗나간 수비강화작전, 들어온 복을 걷어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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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내린 긴급 처방. 이것이 빌미가 돼 대량실점으로 이어진다면 그야말로 최악이다. KIA 타이거즈가 28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서 5대13으로 대패했다. 5회초는 천국이었고, 5회말은 지옥이었다.

KIA는 5회초 오랜만에 빅이닝을 만들며 5득점으로 0-2로 뒤지던 경기를 5-2로 단번에 뒤집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전날 승리가 이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5회말 생각지도 못한 위기가 다가왔다. 4이닝 2실점으로 잘 버티던 KIA 선발 홍건희는 5회말 선두 7번 임병욱의 강습타구를 일단 막았지만 1루로 뿌리진 못했다. 이후 안타와 볼넷으로 무사만루. KIA는 초강수를 뒀다. 홍건희를 내리고 두번째 투수 임기준을 마운드에 올렸다.

수비에도 변화를 줬다. 수비강화를 위해서였다. 1루에 있던 류승현을 빼고 안치홍을 1루로 보냈다. 안치홍 대신 2루는 3루를 보던 박찬호이 몫이 됐다. 3루에는 황윤호가 들어갔다. 1번 이정후는 삼진.

1사 만루에서 키움 2번 김하성 타석때 KIA는 세 번째 투수 김세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김하성의 3루 강습타구를 KIA 3루수 황윤호가 몸으로 잘 막았지만 급했던 나머지 1루로 악송구를 하고 말았다. 2명이 홉을 밟았고 1사 2,3루 위기 지속.

키움 3번 샌즈는 유격수쪽으로 깊숙한 타구를 만들어냈다. KIA 유격수 김선빈이 다이빙 캐치를 한 뒤 1루로 어렵사리 뿌렸지만 KIA 1루수 안치홍이 원바운드 송구를 놓치고 말았다. 전문 1루수였다면 잡을수도 있었겠지만 애매한 바운드를 놓치면서 또다시 실점. 이후로도 볼넷과 안타가 이어지며 경기 흐름은 완전히 넘어가고 말았다. 키움은 단박에 5득점하며 경기를 7-5로 뒤집어 버렸다. 넋을 놓은 KIA는 8회말 또다시 5실점하며 무릎을 꿇었다.

KIA 선수단의 기본기와 전력의 민낯을 여실히 보여준 경기였다. 내야 수비가 흔들리면 백약이 무효다. 투수는 버틸 수 없고, 야수들은 점점 더 지쳐가게 된다. 어렵사리 잡았던 기회마저 날린 KIA다.

전날(27일) 9연패를 끊은 뒤 연승을 이어갈 수도 있는 찬스였지만 스스로 복을 걷어차고 말았다. 사령탑의 작전이 매번 들어맞을 수는 없지만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팀플레이 완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반대로 준비가 안된, 애초에 능력이 부족한 선수들을 무리하게 투입했다면 코칭스태프 또한 발상의 전환이 불가피하다.



고척=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