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코리아 연합군으로 불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분기 경영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반도체 업황의 하강국면이 시작된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2년간 반도체 시장 호황 영향을 받아 역대 실적 신기록을 세우며 국내 경제 버팀목 역할을 했던 것과 다른 모습이다. 업계 안팎에선 일시적인 현상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전략적인 경쟁력 점검 등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SK하이닉스는 25일 공시를 통해 올 1분기에 매출액 6조7727억원, 영업이익 1조3665억원을 각각 올렸다고 밝혔다.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11조4168억·6조4724억)과 비교하면 매출은 절반 수준, 영업이익은 5분의 1 정도로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아직 실적발표를 하지 않았다. 다만 증권가에선 반도체 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5조원, 4조원 안팎에서 확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반도체 실적 감소는 올해 수출을 비롯한 한국 경제 전반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체 산업 수출에서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 비중이 지난 2014년 10.9%였으나 지난해에 20.9%까지 높아지며 절대적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빠른 실적개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글로벌 반도체 업계는 하반기부터 메모리 제품의 수요 회복과 재고 감소로 가격 하락폭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경쟁업체들에 비해 높은 기술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글로벌 업황이 나아지면 실적 반등의 폭도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반도체 글로벌 업황 개선 가능성이 높지만 미중 무역분쟁 등의 변수가 많은 만큼 기술경쟁력 확대가 요구되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총 133조원을 투자한다는 내용의 '반도체 비전 2030'을 내놓고 SK하이닉스가 경기도 용인에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나선 것도 경쟁사간 초격차 확대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