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KBS2 월화극 '국민여러분'에서 사채업자 박후자 역 김민정의 연기가 눈에 띈다.
김민정은 '국민 여러분'에서 대한민국 사채업의 전설 박상필의 넷째 딸 박후자를 연기하고 있다. 언니들을 제치고 본격적으로 아버지 회사에 들어가 후계자 수업을 받을 준비를 마쳤지만 사채업의 대부인 아버지가 새파랗게 젊은 남자 양정국(최시원)에게 사기를 당했다. 이후 박후자는 양정국을 찾아내 복수하고 사채업계를 보호해 줄 든든한 정치 '빽'을 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그리고 양정국을 찾아낸 박후자는 그에게 두 가지를 한번에 해결해주는 역할을 맡겼다. 캐릭터의 성격상 박후자는 늘 상대와 대면할 때 날카로운 카리스마와 당당함을 표현해야한다. 게다가 해맑은 미소로 살인까지 지시할 정도로 무시무시한 인물이다.
22일 방송에서는 양정국의 아내 김미영(이유영)과 숨막히는 신경전을 벌이면서 시청자들을 몰입시키는 연기를 선보였다. 김미영에게 "그럼 너 크게 다쳐. 농담 아냐"라며 여유로움과 싸늘함을 잃지 않는 카리스마는 그의 캐릭터 성격을 보여주기 충분한 모습이었다. 디테일한 표정연기는 덤이다.
게다가 극의 쉼표 역할을 해주는 허당기 넘치는 모습도 김민정이 맡고 있다. 이로 인해 그는 극중 가장 악독한 '빌런'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악역을 소화해내고 있다. 한국 드라마에서 보기 힘들었던 캐릭터를 김민정이 시청자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김민정은 아역으로 시작해 성인으로 완벽하게 안착한 배우들의 시작점에 있다. 김민정이 성인배우로 안정된 연기를 보여준 이후부터 아역들의 성인 변신이 활발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가운데에도 김민정은 자신만의 연기 영역을 탄탄히 구축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방송된 tvN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에서 김민정이 연기한 쿠도 히나는 연기가 정점에 서 있음을 보여줬다. 사실 쿠도 히나 역은 김사랑에게 먼저 갔지만 스케줄 문제로 하차한 후 김민정이 맡게 됐다. 김민정으로서도 굉장히 부담스러운 역할이었음에 틀림없다.
하지만 김민정은 대반전을 이뤄냈다. 이병헌 김태리 유연석 등 눈에 띄는 연기를 선보이는 이들과 함께 있으면서도 전혀 뒤쳐지지 않는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디테일한 몸짓과 뇌쇄적인 표정 하나하나가 화려하면서도 서글픈 쿠도 히나라는 인물의 매력을 배가시켰다.
한 드라마 제작 관계자는 김민정에 대해 "'국민여러분'에서는 극을 자연스럽게 이끌어갈 정도로 물이 오른 것 같다. 정말 본인의 말처럼 우리나라 드라마 여성 캐릭터의 스펙트럼을 넓혀줄 수 있을 정도로 매력있는 인물을 연기해내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미스터 선샤인'과 '국민 여러분'에 이어 다음 작품에서는 또 어떤 매력적인 캐릭터를 팬들에게 선사할지 벌써부터 김민정의 행보에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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