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비."
엄지 발가락 실금 부상으로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진 임찬규(27)를 대신할 4선발에 대해 묻자 류중일 LG 감독(56)은 '비밀'이란 단어를 거꾸로 말하며 웃음만 지었다.
공교롭게도 류 감독과 취재진이 경기 전 브리핑을 하고 있는 시점에 덕 아웃 바로 옆에 위치한 불펜에선 두 명의 투수가 공을 던지고 있었다. 장원삼(36)과 이상영(19)이었다. 취재진이 저 두 선수 중 한 명이 25일 선발이 되는 것 아니냐고 추측하자 류 감독은 "밀비"라며 "누가 선발로 나서느냐도 재미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장원삼과 이상영은 올 시즌 2군에서 예열하고 있던 자원이다. 베테랑 장원삼은 1~2이닝을 던지며 경기감각을 유지하고 있었다. 퓨처스리그(2군) 5경기에 출전, 6이닝 2피안타 4탈삼진 1실점을 기록 중이었다. 지난 20일 고질적 허리디스크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정찬헌 대신 1군으로 콜업됐다.
이상영은 '루키'다. 이닝을 빠르게 끌어올렸다. 첫 실전에 투입된 4일 한화전에서 2이닝을 소화하며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11일 KT전에선 4이닝을 던졌다. 2피안타 3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류 감독은 이상영에 대해 "신인이라 좀 더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1~2년 뒤 선발 자리를 꿰찰 수 있는 재목이라는 평가에 지명한 선수다. 잘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올 시즌 LG 마운드는 가용자원이 많아지고 있다. 선발자원인 임찬규와 마무리 정찬헌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정우영 진해수 신정락 이우찬 고우석 김정후 최동환 등 빈 자리를 채울 선수들이 풍부하다. '일언 매직'의 힘이다. 잠실=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