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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더블스토퍼' 롯데 고효준 "매일이 마지막, 실수 반복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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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의 마무리 투수 자리는 '무주공산'이다.

'수호신' 손승락이 흔들렸다. 리드 상황을 지키지 못한 채 무너지는 경기가 반복되자, 양 감독도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지난 21일 손승락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시킨 뒤, '더블 스토퍼 체제'로 전환한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더블스토퍼로 지목된 투수는 지난 시즌 후반기 맹활약 했던 우완 구승민, 베테랑 좌완 고효준(36)이다.

고효준은 23일 현재 롯데 투수 중 가장 많은 15경기에 마운드에 올라 13⅓이닝 동안 1패, 평균자책점 6.75를 기록했다. 40경기 이상을 던진 2017~2018시즌과 비교해보면 빠른 페이스. 올 시즌 들어 구위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셋업맨 역할이 맡겨졌지만, 최근 롯데 불펜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전천후로 마운드에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프로 18년차 고효준은 대표적인 노력파 투수. 2002년 2차 1라운드 6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뒤 2004년 SK 와이번즈로 이적했으나, 한동안 빛을 보지 못하는 '그저 그런' 투수였다. 그러나 2009년 11승(10패2세이브1홀드)을 거두면서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힘을 보탬과 동시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날렸다. 이후 선발, 불펜을 오가면서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 전천후 투수로 자리를 잡았다. KIA 타이거즈 시절이던 2017년에는 데뷔 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우승반지를 끼기도 했다.

지난 시즌 친정팀 롯데로 돌아온 고효준은 기대에 못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43경기 32⅓이닝 동안 2승3패7홀드, 평균자책점 6.96. 전성기에 비해 떨어지는 구위와 컨트롤이 아쉬웠다. 1~2군을 오가면서 베테랑의 자존심을 세우지 못했다.

고효준은 2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난 자리에서 "(더블스토퍼 자리에) 부담감이 없다고 할 순 없다. 하지만 팀이 이길 수 있는 상황에 올라갈 수 있다는 건 투수에게 중요한 부분"이라며 "앞서 경험한 실패를 되짚어보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팀 승리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컨디션이 나쁘지 않기에 최근 계속 마운드에 올라갈 수 있다고 감독님께 말했다. 자신이 있었고, 감독님도 배려를 해준 부분이 있다"며 "지난 주 힘겨운 상황을 겪었지만, 결국 144경기 중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투수들에게 연투는 몸상태만 좋다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어떤 상황이든 내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시즌과 달라진 투구를 두고는 "그동안 '(안타를) 맞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머릿 속에 많았다. 감독님이 '너 자신의 공을 믿고 던져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지금은 빨리 승부해서 아웃카운트를 잡고 이닝을 마치는게 내 역할이라는 생각을 한다. 피하지 않고 적극적인 승부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성기 시절 만큼의 활약과는 거리가 멀지만, 여전히 불펜에서 굵은 땀을 흘리며 팀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고효준은 "최근 들어 '초심을 잃지 말자'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동안 준비하면서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던게 사실이다. 욕심을 내기보다, 지금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활약으로 팀에 보탬이 되도록 매일 만들어가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