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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시아 복귀설? 이강인은 흔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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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 이강인(발렌시아)은 흔들리지 않았다.

'한국축구의 미래' 이강인은 전격적으로 정정용호 합류가 결정됐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 대표팀은 5월 폴란드에서 열리는 U-20 월드컵에 나선다. 정정용호는 포르투갈, 남아공, 아르헨티나와 함께 F조에 묶였다. '죽음의 조'다. 쉽지 않은 도전 속 정 감독은 베스트 전력 구축을 위해 올인했다. 유럽파 합류를 위해 삼고초려에 나섰다. 발렌시아 현지로 날아가 구단과 직접 담판을 지었다. 결국 발렌시아가 화답했다. 아직 팀 일정이 남았음에도 조기차출이라는 선물까지 안겼다. 23일 U-20 대표팀 합류가 결정됐다.

하지만 합류하기로 한 날, 좋지 않은 소식이 전해졌다. 발렌시아의 왼쪽 날개 데니스 체리셰프가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이강인은 발렌시아 1군에서 백업 날개로 뛰고 있다. 스페인 현지에서는 이강인이 발렌시아로 복귀할 수 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스페인 매체는 '발렌시아가 이강인 차출 조건으로, 구단이 복귀를 원할 시 언제든 돌아올 수 있다는 조항을 내걸었다'고 했다. 체리셰프의 부상 소식을 들은 정 감독은 "(체리셰프) 왜 다쳤대요?"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정 감독은 "(상황을) 봐야 한다. (복귀에 대해) 공식적으로 연락을 받은 것은 없다. 내가 구단 관계자와 만났을 때 월드컵 참가에 대해 긍정적으로 얘기했다. 하지만 부상자가 생겨 걱정"이라고 했다.

일단 이강인은 23일 예정대로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 합류했다. 이강인은 흔들리지 않았다. 공식 인터뷰에 나선 이강인은 여러 설에도 불구하고 "대표팀에만 집중하고 싶다"고 선을 그었다. 이강인은 "U-20 월드컵은 좋은 대회다. 세계에서 잘하는 선수들이 다 모인다. 오랫동안 함께 한 형들과 함께 하고 싶어서 꼭 뛰고 싶었다"며 "구단에서 연락 온 것은 없다. 최대한 집중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만 생각하고 싶다"고 했다. '혹시 유로파리그 혹은 코파델레이 결승전도 욕심나지 않나'는 질문에도 "좋은 무대지만, U-20 대표팀에 왔으니까 준비 잘해서 좋은 모습 보이고 싶다"고 했다. 발렌시아에 어떤 상황이 생겨도, 대표팀에 남고 싶다는 의중을 밝힌 셈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아직 결정난 사항은 없다고 했다. 협회 관계자는 "복귀 조항을 문서에 넣은 것은 아니다. 알려진대로 U-20 월드컵은 의무차출 대회가 아니다. 발렌시아가 복귀를 요청한다면 그에 맞춰 다시 협상을 해야한다"며 "아직 요청이 들어온 것은 없다"고 했다. 하지만 발렌시아가 U-20 월드컵 출전을 허락해 보내준만큼 다시 이강인을 데려갈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마르셀리노 발렌시아 감독은 이강인에게 "U-20 월드컵은 쉽게 갈 수 없는 무대니 좋은 추억 만들고 오라"는 덕담까지 건냈다. 정 감독도 "그래도 이강인이 여기까지 왔는데, 다시 간다는 것은 구단에서도 심사숙고 해야 할 문제다. 구단은 아시아가 굉장히 멀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잘 얘기하겠다"고 했다. 다만 발렌시아 선수단의 줄부상 등 변수는 여전히 남아있다.

이강인은 곧바로 훈련에 돌입했다. 당초 코칭스태프는 휴식을 권했지만, 훈련을 자청했다. 팀에 합류한 이강인은 남다른 포부를 밝혔다. 그는 "U-20 월드컵에 나오는 모든 팀은 우승이 목표다. 우리도 우승할 수 있는 선수들을 갖고 있다.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단 우승을 목표로 열심히 하겠다. 최대한 폴란드에 오래 있고 싶다"고 했다. A대표팀에 이어 U-20 대표팀에서도 막내인 이강인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뛸 가능성이 높다. 정우영(바이에른 뮌헨) 김정민(리퍼링) 등 유럽파와 함께 팀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이강인은 "축구는 한 명이 아니라 11명이 하는 것"이라며 "어느 대회든 쉽지 않다. 운도 따라줘야 하고 실력도 있어야 한다. 빨리 모였으니까 형들과 열심히 준비해서 꼭 좋은 성적 만들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파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