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혐의가 인증된다면 이는 연예인 박유천으로서 활동을 중단하고 은퇴하는 것을 넘어 제 인생 모든 것이 부정당하는 것이다."
인생까진 건 그의 눈물, 그 의미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가수 겸 배우 박유천(33)이 2003년 데뷔한 지 16년 만에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가 23일 박유천에 대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박유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실질심사)은 빠르면 24일 열릴 예정이다.
당초 경찰은 박유천의 구속 여부를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이자 전 약혼녀인 황하나(31)와의 대질조사 이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 갑작스럽게 두 사람의 대질조사를 생략하고, 박유천에 대해 즉각적인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이 같은 속도 변화는 박유천의 구속 여부를 고민해오던 경찰이 자신감을 갖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16일 자택 및 차량, 휴대폰에 대한 압수수색 및 17일, 18일, 22일에 걸친 3번의 소환 조사 과정에서 박유천의 마약 혐의를 입증할 추가 증거를 확보했을 가능성이 높다. 혹은 기존 증거로도 구속 영장 통과가 가능하다는 경찰 측의 자신감일 수도 있다.
박유천은 황하나와 올해초 필로폰을 동반 구매, 황하나의 자택 등에서 투약한 혐의다. 경찰은 다른 마약 혐의로 황하나를 체포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박유천과 올해 초 함께 마약을 투약했다"는 진술을 확보했고, 신빙성이 높다는 판단 하에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함께 마약을 투약한 날짜'에 대한 황하나의 진술과 통신 수사 등을 통해 드러난 박유천의 동선이 대부분 일치하고, 결별 이후에도 두 사람이 올해 초까지 서로의 자택에 드나드는 모습이 담긴 CCTV를 확보해 박유천을 향한 추궁의 날을 세웠다.
이후 박유천이 마약공급책으로 유력한 계좌에 거액을 입금하는 모습, 특정 장소에서 마약으로 추정되는 물건을 찾는 모습이 담긴 CCTV 등이 추가로 확인됨에 따라 구속영장 신청은 피할 수 없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낸 박유천의 마약 감식 결과도 기다리고 있다.
박유천 측은 경찰의 수사가 시작된 이래 어떤 혐의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박유천 측은 10일 긴급 기자회견 당시 "전 마약을 한 적도, 황하나에게 권유한 적도 없다"는 내용으로 눈물의 기자회견을 가졌다. 박유천은 "다시 활동하기 위해 고통스런 시간을 견디고 있다. 마약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결백함을 호소하며 기자회견 도중 수차례 울먹였다.
박유천은 이어진 압수수색과 경찰 조사에도 같은 입장을 고수하는 한편, 손등의 '주사 바늘자국'을 집중 조명한 MBC 보도에 대해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당당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경찰이 제시한 마약 관련 CCTV 영상에도 "입금도, 물건을 찾은 것도 황하나의 부탁 때문"이라고 맞서왔다. 하지만 박유천의 구속 영장이 통과된다면, 지금까지의 항변은 모두 무위로 돌아간다.
수많은 취재진을 앞에 두고 눈물을 쏟았던 박유천. 그 의미는 또 한번의 시련에 직면한 억울함일까, 불안함일까. "하늘을 보라"는 팬의 절규를 바라보던 박유천의 감정은 안도감이었을까, 두려움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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