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강속구 지존은 이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마무리 조던 힉스(23)다. 2015년 드래프트 3라운드 출신으로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힉스는 올시즌 붙박이 마무리로 나서면서 존재감을 한층 드러내고 있는 중이다. 힉스의 주무기는 100마일을 웃도는 싱커다.
그는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각) 뉴욕 메츠와의 경기에서 올해 메이저리그 최고 스피드를 찍었다. 9회초 2사후 후안 라가레스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울 때 104.2마일(167.7㎞)의 싱커를 뿌렸다. 올해 힉스보다 빠른 스피드의 공을 뿌린 투수는 없었다. 힉스가 이날 메츠 타자들을 상대로 던진 102.4~104.2마일의 공은 올시즌 스피드 부문 '톱5'를 모두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올시즌 최고 스피드 투구 상위 25개 가운데 힉스의 공은 22개나 된다. 강속구에 관해서는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지난 수년간 강속구계를 지배했던 뉴욕 양키스 아롤디스 채프먼의 시대는 끝났다는 평가다. MLB.com은 이날 '채프먼이 메이저리그 최고의 파이어볼러인가? 더이상 아니다(Is Chapman MLB's top fireballer? Not anymore)'라는 기사를 통해 힉스의 강속구를 조명했다.
힉스의 올시즌 싱커 평균 구속은 100.5마일이다. 유일한 100마일 투수다. 공동 2위 템파베이 레이스 호세 알바라도와 마이애미 말린스 테이런 게레로의 직구 평균 구속은 98.3마일이다. 이들보다 힉스의 공이 평균 2마일 이상 빠르다. 2008년 투구 추적(pitch-tracking) 장비의 도입으로 투구의 스피드가 데이터화되기 시작한 이후 한 시즌 직구 평균구속이 100마일 이상이었던 투수는 아롤디스 채프먼(신시내티 레즈-양키스), 모리시오 카브레라(애틀랜타 브레이브스), 그리고 힉스 셋 뿐이다. 채프먼의 경우 2016년 평균 101.0마일을 기록한 뒤 스피드가 하락하고 있다. 2017년 100.1마일, 2018년 98.9마일에 이어 올해는 97.5마일로 더욱 떨어졌다. 이와 관련해 MLB.com은 '채프먼은 구속에 집착하면 어떻게 된다는 걸 힉스에게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했다.
이날 힉스가 라가레스를 삼진으로 잡은 104.2마일은 역대 삼진 스피드 2위에 해당한다. 이 부문 1위는 채프먼이 시카고 컵스 시절인 2016년 기록한 104.4마일이다. 힉스는 올해 던진 85개 투구 가운데 45개가 100마일 이상이었고, 데뷔 이후로 따지면 1405개의 투구중 절반이 넘는 704개가 100마일 이상을 찍었다. 힉스가 찍은 최고 스피드는 105마일이다.
직구(싱커 포함)와 슬라이더, 간혹 체인지업도 구사하는 힉스의 직구 구사 비율은 약 60%다. 올시즌에는 슬라이더의 비율을 조금 높였다고 한다. 이날 현재 올시즌 성적은 8경기에서 1승1패, 5세이브, 1블론세이브, 평균자책점 2.00이다. 지난해보다는 제구력이 많이 안정되기는 했지만 아직은 좀더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평가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