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맞대결이 열린 20일 부산 사직구장.
1-2로 뒤진 KT의 9회초 마지막 공격 때 어리둥절한 일이 발생했다. 선두 장성우의 볼넷과 9번 심우준의 안타로 무사 1,2루가 만들어지자 KT 이강철 감독이 그라운드로 걸어나왔고 주심에게 사인을 줬다. 선수 교체였다. 1번 배정대 타석이라 대타일까 했지만 아니었다. 주자 교체. 2루 주자인 장성우를 빼고 고명성을 기용한 것. 장성우는 진짜 자신이 맞냐고 되묻고는 벤치로 들어왔다. 장성우가 의아할 것이 이날 선발로 나온 포수 이해창이 이미 장성우와 교체된 터라 포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KT가 점수가 나서 동점이나 역전을 할 경우 9회말 수비에 나설 포수가 누구일지 궁금해졌다. 고등학교 때 포수를 봤던 강백호, 포수로서 미국에 진출했던 마무리 김재윤 등이 후보로 거론됐다. 김재윤이 불펜에서 연습 투구를 하고 있어 강백호가 유력해 보였다.
1번 배정대의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3루서 2번 황재균이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쳐 2-2 동점이 되며 새로운 포수가 필요하게 됐다. 이어 KT는 김진곤의 역전 2타점 2루타로 4-2로 역전하며 3연승을 코앞에 뒀다.
9회말 마운드엔 마무리 김재윤이 섰고, 홈플레이트 뒤엔 강백호가 마스크를 쓰고 앉았다. 김재윤의 공을 잘 받았지만 오윤석에게 동점 투런포를 맞았고, 그 때문에 강백호가 포수로 앉는 시간이 길어졌다. 10회말에도 강백호는 포수로 나와 손동현과 호흡을 맞췄지만 끝내기 안타를 내주고 쓸쓸히 덕아웃으로 돌아왔다. 부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