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넷을 줄이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
KIA 타이거즈가 4연패에 빠졌다. 주중 롯데 자이언츠와의 초박빙 3연전에서 스윕패를 당한 KIA는 20일 홈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까지 6대8로 내주면서 연패를 끊지 못했다.
최근 KIA 타선의 컨디션은 나쁘지 않다. 1군에 복귀한 김선빈과 나지완이 활력을 불어넣고 있고, 박찬호나 이명기, 한승택 등이 하나씩 중요한 안타를 쳐주면서 꼬박꼬박 점수가 난다. 특히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4번타자 최형우가 최근 4경기에서 홈런 2개, 2루타 2개를 포함해 7안타 6타점을 기록하는 등 확실히 살아나는 모습이다. 비록 연패에 빠지기는 했지만 KIA가 4경기에서 기록한 득점은 총 30점. 경기당 7.5점이다. 타선이 터지지 않아 졌다고 보기에는 무리다.
문제는 역시 마운드다. '에이스' 양현종도 시즌 출발이 불안한 가운데, 젊은 투수들이 승부처에서 지나치게 많은 4사구를 내주고 있다. 특히 18일 롯데전과 19일 두산전에서 KIA 투수들이 기록한 총 4사구의 개수는 19개다. 엄청난 개수다.
이틀 모두 KIA가 충분히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대량 실점으로 한 순간에 무너진 것을 감안하면 4사구가 미친 영향이 얼마나 치명적이었는지 알 수 있다. 롯데전에서 9회초 8점을 뽑아내며 9-4로 앞서던 KIA는 9회말 이민우가 전준우-아수아헤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1실점한 후 손아섭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면서 악몽이 시작됐다. 이후 등판한 마무리 김윤동이 정 훈과 오윤석에게 2연속 볼넷을 내줬고, 이후 하준영이 2연속 볼넷과 동점 적시타, 문경찬의 끝내기 희생플라이 허용으로 패했다. 볼넷으로 자초한 만루가 위기를 불러왔다.
두산전도 마찬가지다. '영건' 김기훈은 유희관과의 선발 맞대결에서 나름 분전했지만, 볼넷을 5개나 허용한 것이 '옥의 티'였다. 4-1의 리드를 쥐었던 KIA가 동점과 역전을 허용한 과정에서도 결국 4사구가 빌미를 제공했다.
올 시즌 KIA의 마운드에는 새얼굴이 많이 보인다. 김기훈이나 고영창, 이준영, 하준영, 양승철, 황인준 등 젊은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고있다. 이들이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는 재미도 있지만, 문제는 최근 경기처럼 부담감이 심한 상황에서 제구가 단체로 허물어진다는 것이다.
마운드가 버티지 못하면 아무리 많은 득점을 내도 이길 수가 없다. 지금 KIA가 안고있는 가장 큰 고민이다.
광주=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