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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현지3' 정준영, 진화하는 통편집 "오리기→가리기→텅빈 조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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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빚투' 마이크로닷, '불법 영상물 촬영 및 유포' 정준영, '마약' 로버트 할리…, 사고친 연예인을 '오려내는' 연출자들의 통편집 능력이 극한으로 진화했다.

18일 첫 방송된 tvN '현지에서먹힐까 미국편(이하 현지3)'에서는 영화 '라라랜드'의 배경인 미국 LA 허모사 비치에서 짜장면과 탕수육 판매에 나선 이연복과 신화 에릭, 존박, 허경환의 모습이 방송됐다.

'현지3'는 방송 전부터 반갑잖은 논란에 휘말렸다. 출연자였던 가수 정준영이 이른바 '성관계 영상'을 도촬 및 유포한 혐의가 드러났기 때문. 촬영을 마친 정준영이 귀국하기 전 LA 현지 공항에 자신의 휴대전화를 버린 사실이 알려지며 한때 제작진까지 의심받았다.

하지만 '현지3' 측은 방송전 정준영 논란에 대한 우려에 "이우형 PD가 '특별히 신경쓴 편집'을 보여줄 것"이라며 '편안한 시청'을 약속했고, 첫 방송은 그대로였다. 논란을 피하기 위한 제작진의 조치는 완벽했다. 제작진은 마치 '현지3' 촬영 현장에 정준영이라는 사람이 없었던 것처럼 완벽하게 그 존재를 지웠다.

최근 연예인들의 마약 등 사건사고가 잇따르면서 이들을 '오려내기' 위한 제작진의 노력도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일반적으로 출연 연예인이 문제가 될 경우 PD들은 방송 편집본에서 시각적으로 그를 제거하고자 노력한다. 목소리 등은 어쩔 수 없이 잡힌다 해도, 모습은 기껏해야 팔 정도가 노출되기 마련이다.

마이크로닷 '빚투' 직후 '국경없는포차'는 마이크로닷의 모습을 최대한 들어내고, 그의 비중이 큰 녹화분의 분량을 최대한 줄였다. '도시어부'는 풀샷에 어쩔수 없이 노출된 마이크로닷을 초대형 자막 등으로 가렸다. 프로그램 특성상 모든 출연자가 한 화면에 모이는 경우가 많은 '짠내투어' 역시 정준영을 목소리조차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오려냄과 더불어 말풍선 등으로 최대한 가렸다.

'라디오스타(라스)' 역시 방송 직전 로버트 할리의 마약 혐의가 불거져 어려움에 빠졌다. '라스' 제작진은 출연진 맨 왼쪽에 앉은 할리의 위치를 이용해 MC와 출연자를 구분해 잡고, 무대 전체 풀샷 때는 센스 있는 이모티콘 등으로 할리를 최대한 가렸다.

하지만 '현지3'는 여기서 한층 진화한 극한의 통편집을 선보였다. '현지3'는 프로그램 특성상 출연자들이 푸드트럭에 한데 모여 이동하는 장면을 피할 수 없다. 그런데 첫 방송에서 존박이 운전을 맡았고, 이연복과 허경환, 에릭은 뒷자리에 타고 있는 가운데 '텅빈 조수석'이 노출된 것. 정황상 조수석에는 정준영이 앉아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제작진은 정준영 위에 조수석 의자를 덧씌워 그를 가린 것으로 여겨진다.

'현지3' 방송은 사진이 아닌 영상임에도 정준영은 1화 내내 시선에 잡히지 않았다. 덕분에 시청자들은 이연복 셰프와 출연자들의 화려한 솜씨를 기분좋게 지켜볼 수 있었다.

물론 시청자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좋아하는 프로그램과 연예인이 '사고'를 치지 않는 것을 바란다. 하지만 '엄친아'들도 상상도 못한 범죄에 휩쓸리는 시대다. 눈부신 통편집도, 그럼에도 적지 않은 재미를 뽑아내는 것도 제작진의 필수적인 능력치가 됐다.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