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가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있다. 방망이가 살아나면서 충분히 해볼만하다는 자신감이 커져간다.
KT는 한화 이글스와의 주중 3연전서 2승1패를 기록하며 위닝시리즈를 만들었다. 16일엔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의 6이닝 무실점의 안정감 넘치는 피칭에 강백호의 투런포 등 3타점 활약에 힘입어 4대2로 승리했다. 17일엔 선발 배제성이 일찍 무너졌지만 포기하지 않고 쫓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7회말 2점을 쫓아가 5-6, 1점차까지 따라갔지만 아쉽게 8,9회에 추가점을 내줘 5대8로 패배. 18일엔 선발 라울 알칸타라가 7이닝 3실점의 에이스다운 피칭을 했고 초반 5득점하며 승리를 예감했지만 후반 점수를 주면서 8회초 2점을 내줘 5-5 동점을 허용해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8회말 박경수의 결승 홈런으로 6대5의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KT는 그동안 투-타의 엇박자가 심했다. 마운드가 잘 막아주면 타선이 터지지 않아 어렵게 경기를 펼쳤고, 타선이 터진다 싶으면 마운드가 무너졌다. 그래도 기본적으로 마운드는 건실한 편이었다. 이대은과 김 민이 부진했지만 알칸타라와 금민철이 호투를 이었고, 쿠에바스도 기복이 있긴 했지만 6이닝은 꾸준히 던졌다. 예전부터 불안하다는 불펜도 정성곤-김재윤이 좋은 피칭으로 잘 막아내면서 후반에 리드하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었다.
타격은 득점권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이었지만 최근엔 달라졌다. KT는 최근 10경기서 5승5패의 5할 승률을 기록했다. 팀타율이 2할7푼3리로 그 기간동안 전체 6위로 엄청 좋은 상승세는 아니다. 하지만 득점권에선 3할1푼5리로 매우 좋았다. 그 이전엔 2할2리에 불과했으니 얼마나 타격의 집중력이 좋아졌는지 알 수 있다.
아직 KT는 8승15패로 꼴찌다. 하지만 9위 KIA타이거즈(8승1무12패), 공동 7위 한화 이글스, 삼성 라이온즈(이상 9승13패)와 1.5게임차에 불과하다. 분위기만 탄다면 곧바로 중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다.
초반 전력 정비를 하느라 어수선했던 팀이 이젠 안정감을 보이기 시작했다.
시즌 초반 확실한 꼴찌로 보였던 KT를 달리 봐야할 시점이 됐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