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적시타가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투타 엇박자가 연패를 길어지게 만들었다.
KIA 타이거즈는 19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첫 대결에서 6대8로 졌다. 힘이 빠지는 결과다.
최근 4연패다. 단순한 연패가 아니다. KIA는 최근 타자들의 컨디션이 괜찮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연패에 빠져있다. 주중 롯데 자이언츠와의 3연전이 치명적이었다. 3경기 모두 비등비등한 경기를 했고,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막판 불펜이 무너지며 패했다. 특히 마지막 경기였던 18일 9회초 8득점을 뽑고도 9회말 끝내기 패배를 당한 충격 여파가 아직 남아있었다.
이날 두산을 상대한 KIA는 상대 선발 유희관을 잘 공략해 초반부터 많은 찬스를 만들었다. 예열이 안걸린 두산 타자들과 달리, 1회부터 차곡차곡 주자가 쌓였다.
문제는 홈으로 돌아온 주자가 훨씬 적었다는 사실이다. 1회말 최원준-이명기-김선빈의 3연속 안타로 무사 만루를 만들고도 중심 타자들이 일제히 침묵하며 1점도 뽑지 못했고, 2회말 1사 만루 찬스에서도 무득점에 그쳤다.
3회와 4회 나지완의 투런 홈런, 상대 실책, 이창진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4-1 역전에 성공했지만 3점의 리드는 불안했다. 1,2회 찬스때 팀 배팅으로 1점씩이라도 쥐어짜는데 성공했다면, 경기 중후반 불펜에 가중되는 부담이 훨씬 적었을 것이다. KIA는 이미 롯데 3연전에서 많은 불펜 소모가 있었다. 그중 마무리 김윤동은 어깨 통증을 호소해 19일 엔트리에서 빠진 상황. 불펜이 지쳐있는 와중에 가용 인원 자체가 적었다. 결국 선발 김기훈이 6회초에 흔들리자 고영창을 투입했지만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고, 7회 위기 상황에서도 같은 상황이 반복됐다.
흐름이 두산쪽으로 기울자 막판 추격도 하지 못했다. 7회말 1사 2,3루 황금같은 기회에서 박찬호와 최원준이 범타로 물러났고, 마지막 8회말 1사 1,2루 찬스마저 대타 안치홍의 병살타로 찬물이 끼얹어졌다. 이후 9회초 마지막 수비때도 깔끔하게 마무리하지 못하고, 황인준이 연거푸 실점하면서 승부는 두산쪽으로 완벽히 꺾였다. 추가점은 너무 늦은 9회말에야 나왔다.
결과적으로 KIA는 숱한 득점 찬스가 무산된 후 불펜진의 제구 난조와 후반 역전 불발이라는 패턴으로 헛심만 쓰고 연패를 끊지 못했다. 이번주 내내 경기 시간이 길고, 피로도가 높은 접전을 펼쳤기 때문에 연패가 미치는 충격은 더욱 크다.
광주=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