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제주4.3의 71주년을 맞이하여 '거리의 만찬'이 제주도를 찾았다. 찬란한 봄볕 아래 참혹한 사연을 감추고 있는 제주. 해방 이후 무고한 민간인의 대량학살이 자행된 최대의 비극인 제주 4.3. 1947년 3월 1일, 경찰의 발포사건을 기점으로 1954년 9월 21일 한라산 금족령이 해제되기까지 무려 7년 7개월 동안, 제주4.3은 이념대립에 의해 무고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이다. 이 기간 동안 약 25,000~30,000명이 되는 희생자가 발생됐고, 이는 당시 제주도민의 10%에 달하는 숫자이다.
과연 그 시절, 그곳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진 것일까?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제주 4.3의 감춰진 이야기를 2부에 걸쳐 당사자들에게 직접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 포크의 여제 양희은, '거리의 만찬' 전격 합류!
지난 '거리의 만찬' 7회 특별 게스트로 자리를 빛내준 가수 양희은이 새 MC 전격 합류했다. 평소 '거리의 만찬'의 애시청자였던 양희은은 "늘 보면서 좋은 프로그램이라 생각했다. 그런 프로의 MC가 되니 놀라운 일이다"며 MC가 된 소감을 밝혔다.
본격적으로 녹화에 투입된 양희은은 박미선과 함께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연신 감탄을 금치 못했다. 양희은은 "그 안에 처연한 이야기가 숨어있어 더 아름답다"고 덧붙였다. 매해 4월이면 4.3에 관련된 행사에 초대받아 4월에 있었던 모든 슬픈 사건을 담은 노래, '4월'을 열창해왔다는 양희은. 이런 그녀가 '거리의 만찬'을 위해 몸소 마이크를 들었다. 과연, 양희은이 직접 부르는 '4월'은 어떤 노래일까?
▶ 학살의 기억을 따라서- 참혹한 역사의 길을 걷다
7년 7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학살이 이뤄진 4.3 당시, 북촌리 마을에서는 400여명의 무고한 주민들이 학살당했다. 소설 '순이 삼촌'의 배경이기도 한 이 마을 곳곳에는 그날의 학살 흔적이 남아있다. 북촌리 학살사건의 생존자인 고완순 씨의 안내로 박미선, 양희은이 직접 학살의 현장을 둘러봤다. 당시 9세였던 고완순 씨는 "그날 밭의 흙이 피에 절어 새카맸다"며 잔혹한 그날의 일을 전했다. 피비린내가 진동한 참극의 아수라장이었던 북촌리. 그날, 그 곳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한편, 이지혜는 백가윤 제주다크투어대표와 함께 '목시물굴'에 직접 들어갔다. 목시물굴은 4.3당시 군인들에 의해 선흘리 마을이 전부 불타버리자 선흘리 주민들이 은신했던 곳이다. 좁은 입구를 기어 동굴 깊숙이 들어간 이지혜는 "폐소공포증이 없는데 갑자기 숨이 막혀오고 뛰쳐나가고 싶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더욱이 굴속의 박쥐와 눈이 마주친 이지혜는 동굴 생활에 대한 두려움을 감추지 못했다. 실제 그 당시 동굴생활을 했던 주민들이 "동물만도 못한 삶이었다"고 증언했다는데. 대체 그들은 이곳에서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 살아남은 자들이 전하는 잔혹사
MC 3명은 제주도의 푸른 바다가 보이는 집에서 제주4.3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들었다. 이들은 모두 4.3 당시 가족들을 잃은 생존자들이다.
생존자들이 71년 만에 풀어놓은 기억은 참혹했다. 앞서 북촌리에서 함께한 고완순 씨는 "군인들에게 잡혀갔던 마을 언니들이 형체도 알아볼 수 없는 시신으로 발견됐다" 며 당시의 잔인한 기억을 조심스럽게 꺼내기 시작했다. 홍춘호 씨는 "군인들이 한 곳으로 사람들을 모아 죽창으로 마구 찔렀다. 그러다 빨리 죽지 않으면 멍석을 씌워놓고 불을 질러버렸다"고 평생 잊을 수 없는 아픔의 순간을 증언했다.
"우리를 지켜줘야 할 군인, 경찰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내 이웃을 학살했다"는 그들의 이야기에 MC들은 경악과 분노를 감출 수 없었다. 이지혜는 "어떻게 이런 일이 우리나라에 일어날 수가 있지?" 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2주에 걸쳐 두 편으로 나뉘어 방송될 "할 말 있는 당신" 과 함께하는 '거리의 만찬' 『제주 4.3을 묻는 너에게』. 1부는 오는 4월 19일 밤 10시 KBS 1TV를 통해 방영된다. 그리고 2부는 오는 26일에 방송 예정이다.
'거리의 만찬'은 '아름다운재단', '카카오같이가치'와 함께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간다. 카카오같이가치에서 #거리의만찬 모금프로젝트를 검색해 모금에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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