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의 시즌 초반 행보가 예측불허다. 최근 10경기에서 3승7패로 주춤하면서 16일 현재 8승12패로 공동 7위에 머물러 있다. 겉으로 드러난 팀기록들을 살펴보면 순위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팀타율은 2할8푼3리로 전체 1위다. 타점 역시 103개로 전체 1위, 득점권 타율도 2할9푼3리(전체 2위, 1위는 두산 베어스 0.315)로 훌륭하다. 홈런은 15개로 공동 4위다. 그렇다고 마운드 성적이 아주 엉망인 것도 아니다. 팀 평균자책점은 4.39로 6위. 불펜 평균자책점은 3.22로 2위다.
그렇다면 구멍은? 역시 선발진이었다.
선발 평균자책점은 5.11로 9위. 선발진의 건강여부를 체크하는 퀄리티 스타트(QS, 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5차례로 리그 꼴찌다. 최다 QS인 두산 베어스(13차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외국인 투수인 워윅 서폴드(1승2패, 평균자책점 3.69, QS 2차례)와 채드 벨(2승2패, 평균자책점 3.28, QS 2차례)을 빼면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 토종 선발중엔 장민재(2승, 평균자책점 2.70, QS 1차례)가 버텨주고 있다.
나머지 국내 선발진은 궤멸 상태다. 김재영은 부상이고, 김성훈은 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갔고, 박주홍은 선발에서 불펜으로 강등됐다. 뒤늦게 기회를 부여받은 김민우도 2군행. 급기야 지난해 불펜 에이스였던 이태양을 선발로 전환시키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선발야구가 불투명하니 불펜의 틀까지 흔들 수 밖에 없었다.
방망이 성적에도 허점이 있다. 수치가 아주 빼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빛좋은 개살구'다. 10득점 이상의 세 차례 대승이 타격 스탯을 한껏 끌어올렸다. 한 두점을 뽑지 못해 허둥댈 때도 있고, 박빙 승부에서 응집력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는 1점차 승부에 매우 강했던 한화다.
이성열의 부상 공백이 다소 크게 다가온다. 16일 복귀한 이성열의 차후 모습이 매우 중요하다. 16일 복귀전은 4타수 무안타였다. 정근우(타율 0.164)의 부진은 다소 심각하고, 호잉(0.263)도 지난해 폭발적인 모습은 분명 아니다. 여기에 1번 공백, 돌려막기식 좌익수 투입 등 전력 또한 들쭉날쭉이다. 안정적인 득점루트 확보가 어렵다보니 팀타율 1위임에도 득점력 기대치는 여전히 떨어지고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