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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아픔·사랑·겸손"…방탄소년단, '글로벌 스타'가 된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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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방탄소년단이 '월드 와이드 클래스'를 제대로 보여줬다.

방탄소년단은 17일 오전 10시 45분 서울 중구 을지로 동대문 디지털 프라자에서 새 미니앨범 '맵 오브 더 소울 : 페르소나(Map Of The Soul : PERSONA, 이하 페르소나)' 발매 기념 글로벌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새 앨범 발매와 동시에 빌보드 200 차트 1위를 기록한 것은 물론, 전세계 사상 최단 유튜브 조회수 1억 뷰를 돌파하는 등 세계 음악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는 방탄소년단인 만큼 이들의 컴백에 대한 전세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날 기자간담회 현장은 유튜브 등을 통해 생중계 됐으며, 현장에도 어느 때보다 많은 외신이 몰려 눈길을 끌었다. 이 자리에서 방탄소년단은 이들이 왜 글로벌 가수가 될 수 있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아직 멤버 전원이 20대 어린 나이이지만, 방탄소년단은 자신들의 음악과 인생에 대한 진지한 고찰을 통해 답을 찾아가고 있다. 톱의 자리에 오른 지금도 그 열정은 식지 않았다. 지난 2년 6개월 간 '러브 유어셀프(LOVE YOURSELF)' 시리즈를 통해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의 시작'이라는 메시지를 전해온 방탄소년단은 '페르소나'를 통해 글로벌 슈퍼스타가 된 지금, 자신들이 얻은 힘, 그 힘의 근원과 그늘, 그리고 나아가야 할 내일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는 자신들의 내면 속으로 들어가 길을 찾는 과정이기도 하다.

RM은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로 과분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상상할 수 없던 일들과 감정을 경험했다. '러브 유어셀프' 다음을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셨고, 우리도 '이보다 더한 메시지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러브 유어셀프'는 사실 내 스스로 거는 주문이었는데 '맵 오브 더 소울'은 내 안에 뭔가를 찾아보는 개념이다. 나도 내 안에 뭐가 있는지 궁금했다. 처음 방시혁PD님과 미팅을 한다. 앨범이 나오기 몇달 전 개인 면담을 하고 하고 싶은 얘기가 있는지, 꽂혀있는 화두가 뭔지 미팅을 하고 우리끼리도 많은 얘기를 한다.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잡은 개념이다. 앨범을 만들 때마다 좋은 영향력을 주기 위해 고민한다. 삶의 아이러니에 대해 생각한다. 땀과 고통과 눈물을 수반하는 작업을 한다. 세상은 아이러니로 채워져있고 안 좋은 것이 있더라도 그에 대한 인식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계속 가던 길을 가야겠다고, 항상 에너지를 갖고 활동해야 겠다고 생각한다. 우리와 팬들의 에너지가 삶의 안좋은 부분보다 크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우리가 다음 앨범에서 할 수도 있는 이야기"라고 전했다.

타이틀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 피처링에 참여한 할시는 "몇년 전 미국에서 방탄소년단을 만났는데 자신이 하는 모든 일에 열정과 사랑을 쏟아 붓는 멋진 그룹이라 인상 깊었다. 방탄소년단과의 작업은 특별했다. 워낙 대단한 퍼포머들이다 보니 놀라기도 했다. 열심히 하는 것을 지켜봤기 때문에 그들일 많은 인기와 성공, 사랑을 받는 건 당연한 일이라 생각한다. 친해지게 돼 영광이다. 그들이 하는 일을 정말 사랑한다는 게 보인다. 특별한 거다. 아티스트가 자신의 예술을 사랑하면 영원하다"고 극찬했다.

사실 방탄소년단은 아픔과 설움이 많았던 그룹이다. 방탄소년단이 2013년 처음 '노 모어 드림(No More Dream)'으로 데뷔했을 당시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소형 기획사였다. 대형 기획사 아이돌처럼 무대에 서는 것도 쉽지 않았고 노래 한 곡을 완전히 부를 수 있는 경우도 많지 않았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은 그런 '흙수저 아이돌'로서의 비애를 겪어내며 오히려 더 단단해졌다.

슈가는 "처음에는 순수하게 시작했다. 음악을 하고 싶은 일곱 명이 모였다. 사실 힘든 시간이 오래됐다. 실패하고 시작하고 그런 걸 겪었다. 그런 걸 보며 사람들이 용기를 많이 얻으신 것 같다"고 털어놨다. 뷔는 "지망생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연습하고 노력하며 갑자기 겪는 실패나 좌절에 대해 안 좋게 상처받지 말라고 하고 싶다. 그게 계단을 오르게 해주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좌절이나 실패가 언젠가 추억이 되며 나중에는 그 덕분에 더 높게 성장할 수 있는 요인이 될 거다"라고 덧붙였다.

RM은 "부담 허탈함 등이 없이 회피할 수만은 없는 것 같다. 어느 날 조명이 무섭더라. 조명의 무게가, 관객분들이 무서울 때가 있었다. 나는 조명이 너무 환해서 사람들이 안 보이는데 사람들은 너무 밝은 곳에서 내 표정을 보고 있으니까 무서웠고 도망치고 싶었다. 그런데 그보다 이 자리에서 이뤄보고 싶은 것들이 훨씬 많다. 팬분들에게서 받은 에너지, 내가 드린다고 생각한 긍정적인 에너지가 도망치고 싶은 마음보다 컸다. 극복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같이 안고 살아가는 거다"고 설명했다

방탄소년단은 언제, 어디서든 솔직하고 당당하다. 그러나 겸손함의 미덕을 잃지 않는다.

K-POP의 역사를 새로 쓴 것은 물론, 전세계 음악사를 뒤흔들고 있으나 "우리가 어느 순간 갑자기 이렇게 된 게 아니라 선배님들이 먼저 길을 열어주셨기 때문이다. 솔직히 부담이 안된다면 거짓말이다. 지금도 몹시 부담되고 있다. 부담을 없애기 위해 우리의 본업인 음악과 무대를 열심히 하고 있다. 실제 우리 팬분들이 옆에서 응원해주시기 때문에 더 부담없이 열심히 할 수 있지 않나 싶다"(진), "나도 사람이라 좋은 성적을 냈다고 하면 기쁘다. 우리끼리 자축도 많이 하는 편이다. 다만 그런 마음이 들면 조명이나 이런 무게를 동시에 생각하는 것 같다. '큰일났다.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온전히 즐기지 못해서 안타깝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우리 그릇 이상의 것을 성취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넘치지 않게 잡아가려 하고 있다"는 겸손한 반응이다.

'21세기의 비틀즈'라며 해외 외신에서 극찬하는 것에 대해서도 "비틀즈는 존 레논 전시를 다녀올 정도로 팬이다. 그런 얘기를 해주실 때마다 겸손해진다. 황송한 마음이다. 다만 방탄소년단은 한국에서 열심히 자라고 활동하고 있는 그룹이다. 방탄소년단은 방탄소년단으로 나아가겠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라며 겸손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수많은 실패와 좌절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용기, 그리고 그 힘든 시간 속에서도 자신들을 믿고 응원해준 이들을 위한 감사와 사랑을 잊지 않는다. 그게 방탄소년단의 진짜 매력이고, 팬들이 더욱 깊이 이들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슈가는 "데뷔 초부터 가수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다. 우리의 꿈과 받은 사랑에 보답해야한다는 걸 확실히 생각하고 있어서 우리끼리의 약속 아닌 약속이 만들어졌다. 우리를 자랑스러워 해주시는 팬분들께 어떻게 보답해야 하나 생각하다 보니 우리가 가진 영향력을 긍정적으로 풀어서 좋은 영향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정말 특별한 팬분들을 만나 선한 영향력을 펼칠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지민은 "우리끼리 '무슨 일이 있건 우리는 너의 편이다', '무슨 일에도 상처받지 말자'는 말을 많이 한다. 이런 사람들이 옆에 있으니 내가 더 행동을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다. 과거 영상을 보면 팬분들이 점점 늘어나고 그런 걸 보며 더욱 큰 감사함을 느낀다"고, 정국은 "우리에게 아미는 너무나 감사한 존재다. 지금의 방탄소년단을 만들어 준 우리의 모든 것이다. 아미에 대한 궁금증으로 이번 앨범 테마의 근본이 만들어줬다. 아미 분들이 우리 덕분에 힘을 얻었다거나 위로가 됐다는 얘기를 들으면 음악의 힘이 커졌다는 생각도 들고 책임감도 많이 생긴다"고 전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