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앙헬 산체스가 초반 대량 실점에 무너졌다.
산체스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했다. KBO리그 2년차인 산체스는 지난해보다 올 시즌 출발이 훨씬 좋다. 앞선 4경기에서 패전 없이 2승 평균자책점 1.13으로 '짠물투'를 펼쳤다. 11일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무려 8이닝동안 4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완투에 가까운 활약을 했다.
하지만 이날 두산을 상대한 산체스는 1회부터 흔들렸다. 제구가 몰리면서 전혀 위력이 보이지 않았다. 1회말 정수빈과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했고, 무사 2,3루에서 박건우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너무 쉽게 선취점을 내준 이후 더 무너졌다. 폭투로 1루 주자 박건우를 3루까지 보냈고, 김재환과 허경민을 연속 볼넷으로 내보냈다. 다시 한번 무사 만루. 김재호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은 산체스는 신성현과 박세혁을 범타로 처리하면서 가까스로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다. 그러나 2사 이후에 류지혁에게 다시 2타점 적시타를 내줘 1회에만 5실점 했다. 투구수도 28개나 됐다.
수비도 산체스를 돕지 못했다. 2회말 선두타자 페르난데스의 안타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중견수 김강민의 실책이 겹쳐지면서 타자가 2루까지 들어갔고, 박건우의 안타로 무사 1,3루. 이어 김재환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페르난데스가 득점을 올렸다. 실책이 실점으로 이어진 셈이다. 이어 허경민의 내야 땅볼때 또다시 3루수 최 정의 실책이 겹쳤고, 산체스는 김재호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 허용했다. 총체적 난국이었다.
그러나 산체스는 다시 안정을 찾았다. 3회말 1사 1루에서 페르난데스에게 병살타를 잡아냈고, 4회말 선두타자 박건우에게 안타를 허용했으나 김재환과 허경민을 범타로 처리한 이후 김재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5회말에도 1사에 박세혁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류지혁 타석에서 병살타 유도에 성공하면서 실점 없이 막아냈다.
5회까지 투구수 83개를 기록한 산체스는 결국 6회를 앞두고 교체됐다. 패전 위기에 몰렸다. 최종 기록 5이닝 10안타 3탈삼진 3볼넷 7실점(5자책).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