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집권을 노리는 청주 KB스타즈. 출발이 순조롭다.
KB스타즈는 15일 '자유계약(FA) 강아정과 재계약을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연봉은 지난해와 동일한 1억 7000만 원이다.
2007~2008시즌 KB스타즈의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입문한 강아정은 한 팀에서만 뛴 '프랜차이즈 스타'다. 11시즌 동안 정규리그 385경기에 출전해 평균 10.3점을 기록했다. 팀의 주포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2018~2019시즌에는 주장 완장을 달고 팀을 이끌었다. 코트 안팎에서 리더십을 발휘한 강아정은 KB스타즈의 창단 첫 통합우승에 힘을 보탰다.
구단 관계자는 "우승 행사 관계로 협상 테이블이 다소 늦게 차려졌다. 지난 12일 1차 미팅을 했고, 14일 2차 미팅에서 계약에 합의했다. 팀의 입장은 명확했다. 강아정 선수를 지키고 싶었다. 지난 시즌 우승 공헌은 물론이고 주장으로서 제 역할을 했다. 구단의 뜻을 전달했고, 선수도 이해해줬기에 빠르게 재계약했다"고 전했다.
여자프로농구는 저변이 넓지 않다. FA는 물론이고 트레이드 등이 활발하지 않은 이유다. 대부분의 구단 및 선수가 잔류를 얘기한다. 하지만 이번 FA는 상황이 다르다. KB스타즈는 창단 첫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이른바 '우승 프리미엄'이 붙는다. 의견 차이가 클 수도 있고, 혹은 타 구단과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영입 전쟁을 치러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었다. 그러나 KB스타즈와 강아정은 빠르게 합의에 도달했다.
이로써 KB스타즈는 다음 시즌에도 외곽의 강아정, 골밑의 박지수 체제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장기집권을 향한 첫 번째 포석을 마련한 셈이다. KB스타즈는 또 다른 FA 김가은과도 협상에 성공했다. 지난해 6000만 원에 계약했던 김가은은 올 시즌 7000만 원에 도장을 찍었다. 다만, 김수연과는 2차 협상으로 넘어갔다.
한편, KB스타즈는 FA 내부단속과 동시에 세대교체도 진행 중이다. 지난 2004년 데뷔한 정미란은 16년 간의 프로선수 생활을 마무리한다. '정신적 지주' 정미란은 2년 전, 암 투병으로 잠시 코트를 떠났다.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돌아왔지만, 이전처럼 마음껏 코트를 누비지는 못했다. 하지만 팀 우승에 보탬이 되기 위해 지난 시즌까지 선수 생활을 지속했다. 정상에 선 정미란은 은퇴를 선언했다. 빈 자리는 후배들이 채울 예정이다. 어린 선수들의 뜨거운 경쟁은 벌써 시작된 것이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