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 가수 겸 배우 박유천이 "마약을 하거나 권유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
박유천은 10일 오후 6시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약을 한 적도 권한적도 없다"고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날 어두운 표정으로 모습을 드러낸 박유천은 "모든 것을 직접 솔직히 말씀 드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저는 결코 마약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니라고 발버둥 쳐도 분명히 나는 그렇게 돼버릴 수밖에 없을 거란 공포가 찾아왔다"고 심경을 밝혔다.
A4용지의 입장문을 읽는 동안 박유천은 다섯 차례나 마약 관련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박유천은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었다"라며 "한동안 (성추문으로) 긴 수사를 받았고 법적으로 무혐의가 입증됐지만 사회적 질타와 도덕적 죄책감, 수치심으로 고통스러웠다. 자숙하고 반성하면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가도 그냥 죽어버리고 싶기도 했다. 정신과에서 처방된 수면제로 겨우 잠들곤 하는 날들이 있었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다시 연기를 하고 활동을 하기 위해서 고통을 견디며 노력하는 제가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마약을 생각하거나 복용했다는 것은 정말 말이 되지 않는다"라고 마약 투약 혐의와 관련해 재차 강조했다.
앞서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된 남양유업 외손녀 황하나는 경찰조사에서 "박유천의 강요로 마약 투약을 계속하게 됐다. 박유천이 지인에게서 마약을 직접 구해오거나 자신에게 구해오도록 시켰다"고 진술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박유천은 "제 앞에서 마약 전과가 있다거나 불법 약을 복용 중이라는 이야기도 한 적이 없다. 저는 마약을 한 적도 없고 권유한 적은 더더욱 없다"고 선을 그었다.
경찰은 박유천의 결백 주장과는 별개로 황하나가 공범으로 지목한 만큼 사실 관계 확인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9일 통신 영장을 신청, 마약 투약이 이뤄진 걸로 의심되는 시간과 장소를 어느 정도 특정한 것으로 보인다. 영장이 발부되면 박유천이 언제 어디서 누구와 통화했는지를 토대로 마약 관련 혐의가 있는 지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또 황하나가 박유천과 함께 마약을 투약한 곳이라고 지목한 장소 주변 CCTV를 확보해 조사할 계획이다.
또한 황하나에 대한 경찰 봐주기 의혹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은 지난 2015년 황하나를 마약 공급 혐의로 입건하고도 한 차례 조사도 없이 불기소 처분 했던 것과 관련해 지난 9일 10시간 가까이 황하나를 참고인으로 조사했다. 또 당시 종로 경찰서 수사 관계자들을 10일 소환조사했다. 당시 수사팀이 마약 투약 공범으로부터 황하나가 남양유업 회장의 손녀라는 진술을 확보했던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황하나를 조사하지 않은 게 황하나의 신분과 관련이 있는 지 수사팀을 상대로 확인하고 있다.
한편 박유천과 황하나의 의견이 완전히 엇갈리는 가운데 경찰은 황하나의 진술을 토대로 박유천의 혐의를 확인하기 위해 통신기록 확보에 나서는 등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또한 경찰은 박유천에 대한 마약 투약 혐의에 대한 물증이 확보되면 박유천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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